"특정 후보 배려위한 협작"... "의견수렴 과정 오해"

새누리당 대전 유성구청장 여론조사 날짜 놓고 '파열음'

등록 2014.04.03 21:38수정 2014.04.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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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새누리당 대전 유성구청장 경선 후보자인 육수호(왼쪽), 진동규 예비후보.

새누리당 대전 유성구청장 경선 후보자인 육수호(왼쪽), 진동규 예비후보. ⓒ 장재완


새누리당 대전광역시당이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르기로 한 유성구청장 경선 날짜를 두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정 후보가 유리하도록 시당이 날짜를 변경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이에 대해 시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대전광역시당은 지난 2일 오후 대전지역 구청장 및 시의원, 구의원 공천 후보자들을 모아 놓고 경선일정과 선거인단 규모를 확정하기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대전시당이 마련한 일정표에 따르면, 진동규 후보와 육수호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게 된 유성구의 경우에는 후보자들 간 합의에 따라 100% 여론조사로 경선을 실시하기로 하고, 그 날짜는 오는 12일로 하는 것으로 배포된 문서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3일 오후 시당으로부터 여론조사 날짜를 변경하는 의사를 묻는 전화가 진동규 후보에게 걸려왔다. 유성구와 마찬가지로 100% 여론조사로 경선을 치르는 대덕구와 같이 2주를 미뤄 26일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 그것이 경선흥행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진 후보는 발끈하고 나섰다. 유성구청장과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자신보다 인지도에서 뒤떨어지는 정치신인 육수호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진 후보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어제 시당에서 12일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문서로 확인했고, 각서도 쓰고 왔다"며 "그런데 갑자기 오늘 날짜를 변경하려고 하는 것은 특수목적에 의한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분개했다.

그는 또 "하루라도 빨리 후보를 확정해서 야당 현역 구청장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날짜를 마음대로 늦추겠다는 것은 누굴 죽이기 위한 '수작' 또는 '협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이런 식으로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선룰을 누가 승복할 수 있나, 만일 (여론조사 날짜 변경이) 이대로 강행된다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날짜 변경 의사를 타진했던 정하길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비록 어제 설명회에서 일정상 12일로 여론조사 날짜가 표기되어 있기는 했지만, 이는 타 지역구의 일정을 감안해 시당에서 임의로 정한 날짜일 뿐이라는 것.

정 사무처장은 "어제 발표한 내용은 확정된 게 아니라 의견수렴의 과정일 뿐이다, 물론 양측 후보들 간 합의에 의해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겠지만 날짜 등 세부적인 내용은 내일(4일) 열리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다"며 "때문에 사전에 후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어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나눠준 문서에 12일로 표기된 것은 일정상 가안으로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론조사만으로 치러지는 경선을 굳이 일찍 할 필요가 있는가', '흥행을 위해서라도 대덕구와 같이 26일로 미루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각 후보들에게 의견을 묻던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이를 두고 험한 말로 반발하고, 언론에 제보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제 문서에 확정되지 않은 날짜를 표기한 것은 '실수'이며 그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하지만, 작은 실수를 구실삼아 공천심사위원회의 전체를 매도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상대 후보인 육수호 후보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육 후보는 "진 후보와 합의한 것은 여론조사로 경선을 실시한다는 것이었고, 나머지 세부적인 내용은 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며 "따라서 여론조사 날짜는 어떻게 결정되든 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진 후보가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여론조사를 늦게 실시해야 육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내용) 대로라면 어제 설명회 자리에서 제가 12일은 너무 빠르다고 이의를 제기했지 않았겠느냐"며 "그런 유불리를 떠나 당의 선거승리를 위해서 화합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공천심사위원회에 맡기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내일 열리는 새누리당대전시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유성구 여론조사 날짜를 어느 날로 정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그 결과에 따라 이번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더 극심한 '분열양상'으로 발전 될 것인지도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새누리당 #대전 유성구청장 선거 #진동규 #육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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