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안양지사
이민선
"더 있어봐야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하고, 그러다 보니 비전이 없다. 인사 고가를 낮게 받으면 면직할 수 있는 조항도 생기고... 나이를 봐서는 아직 한참 더 근무해야 할 때지만(김씨는 65년생이다), 계속 고용 불안에 시달리느니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직원 지켜야 할 노조, 오히려 쫓아내는 데 앞장이번에 명예퇴직 신청자가 유난히 많은 것은 노동조합이 구조조정에 적극 협조했기 때문이라고 H씨는 전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직원들이 기대야 할 노조가 오히려 명예퇴직에 동조했기 때문에 신청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H씨에 따르면 KT노조는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폐지 등의 직원 복지 축소와 명예퇴직 등의 사항을 합의해 주었다고 한다. 사실 확인을 위해 KT노동조합 안양지부장과 28일 오후에 통화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명퇴에 관해선 할 말이 없다"는 것 뿐이었다.
KT노동조합은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한 채 명예퇴직과 인사·복지제도 개선 등 피나는 노력을 회사와 함께 시행하기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명예퇴직 결정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KT에는 'KT노동조합'과는 별도의 'KT새노동조합'이 있다. KT새노조는 회사 측의 복지 축소안과 직원 감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새노조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노사합의는 명예퇴직, 분사, 복지 축소 등 모든 게 노동자들에게 불이익한 조처를 융단 폭격하듯 쏟아낸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KT의 이번 구조조정은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재계 최고 수준이다.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출신 황창규 회장이 부임한 지 두 달여 만에 취해진 조처다. 이와 관련, KT 내부에서는 "삼성의 문화에 익숙한 황창규 회장이 삼성식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들을 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황창규 회장이 추진 중인 KT의 구조조정이 전 계열사로 확대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계열사를 포함하면 KT의 구조조정으로 퇴사할 인원은 1만 명이 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본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계열사도 명퇴를 하고 미디어분야 등 일부 계열사는 통폐합해 직원을 자연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이번 KT의 명퇴 신청자 평균 연령은 51세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 나이다. KT는 대리점에서 2년간 판매사원으로 일하거나 '1인 영업점'을 차릴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명퇴자들은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의 그늘 속에서 노동자들의 한숨만 점점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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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명퇴 폭력적... 컴퓨터 치워 버리고, 차 키 빼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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