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조 재개 새누리당 "김광진 사퇴해야"

심재철·조원진, 해양경찰청장 면담 논란... 유가족들 눈물로 답답함 호소

등록 2014.07.02 19:16수정 2014.07.0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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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을 빚자, 유가족 대책위 관계자들이 새누리당 국조 상황실을 나서는 권성동 의원을 붙잡고 국정조사 속개를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2일 오후 7시 50분]

"500명 부모들이 빨리 죽어 없어져야 문제가 해결되냐. 시끄럽게 굴 사람도 없지 않느냐."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대변인이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된 것을 놓고 성토하던 중이었다. 당초 2일 오후 2시 30분 속개 예정이던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는 세시간 여 지난 오후 6시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은 2일 오전 해양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기관보고에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VIP 발언'을 문제삼아 기관보고 중단을 선언했다. 김 의원이 이날 공개된 청와대와 해경 간의 녹취록 중 'VIP(대통령을 가리키는 은어)는 그건데요'발언을 'VIP가 그걸(사고현장 영상) 좋아하는데'라고 날조했다는 문제 제기였다. 김 의원이 이를 즉각 사과했으나, 새누리당은 김 의원의 특위위원직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유 대변인은 "이미 다 합의하고 준비를 끝내놓고서 한 사람 때문에 뒤집어지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야당이 잘못했다 치더라도 그것이 진도에 가족들이 누워 나자빠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냐"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조사를 끌고 갈 책임과 의무는 국회의원한테 있는데 국정조사를 볼모로 자기 주장이 관철 안 되면 안 하겠다고 한다"라며 "'정치하는 우리가 죄인'이라는 말을 하지 말던가, 말끝마다 죄인이다 해놓고"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유 대변인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나다, 애들이 왜 죽었는지 알려주고 싶다"라며 "내 새끼 죽어가는 것 쳐다보면서 아무 것도 못한 부모들이 딱 하나 하고 싶은 것이 죽어서 (자식을) 만났을 때 죄인돼서 만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파행 사태 전에도 'VIP발언'을 둔 여야 의원 간의 공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VIP발언에 대한 여야 공방의) 정확한 내막을 모르겠다"라며 "야당 쪽에서 분명히 잘못은 있는데 그 자리에서 편을 갈라서 말싸움 하는 것을 보면서 이해되지 않았다, 수많은 기자들도 있고 가족도 있고 녹화중계까지 된다고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창피해서라도 '나중에 보자'하고 넘어가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그 자리서 까놓고 질러대서 많이 놀랐다"라며 "(여야가) 감정적으로 골이 깊은 상태에서 과연 협력해서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된다) 다음 번에는 어떤 건수로 부딪힐 것인지 궁금하기조차 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과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기관보고 당시 'VIP발언'으로 인한 파행 위기 당시에도 거세게 부딪혔다.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김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러면 회의를 못한다"라고 하자, 국정조사를 참관하던 유가족 쪽에서 "싸우지 마라", "나갈거면 그냥 나가라"고 야유했다. 이에 조 의원은 "당신 뭡니까"라고 반발했다. 이어 "유가족분들 잘 좀 계세요", "진실 규명 하자는 것 아니냐"라고 맞섰다.

유가족들 "새누리당, 왜 해경청장 단독으로 만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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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2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간 녹취록을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혀 파행을 빚자, 참관중이던 유가족이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 남소연


이후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2일 오후 새누리당 국정조사 종합상황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 재개를 공식 요구했다. 또 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과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따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만난 것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우리는 세월호의 진상을 밝히는데 각 당의 정쟁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역없는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지 그것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라며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파행을 비판했다.

무엇보다 유가족은 "해경이 이제야(2일 새벽) 자료(녹취록)를 제출한 것에 대해 문제를 따져야 하는데 국정조사 정회 중인 오후 5시께 심재철 위원장과 조원진 간사가 피조사기관인 해양경찰청장을 별도로 면담한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면담 과정에서 조원진 간사는 해양경찰청장에게 직접 음료수 뚜껑을 따주고 건네주는 등 친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확인됐고, 특히 이 만남이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 의해 이뤄졌기에 청와대가 이 만남의 배후가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조사 기간 중 피감기관 책임자를 여당만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국정조사 자체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우리는 국정조사가 파행되고 그 사이에 여당 위원장과 간사가 해양경찰청장을 왜 만났는지 알아야겠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써 책임있게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런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지 못하고 있다"라며 "기관보고에 가족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고 기관들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마당에 여당은 야당 의원 발언을 문제 삼아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고 피감기관 책임자를 단독으로 만났다"라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한 해명 및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심재철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심 위원장은 새누리당(소속)이라도 이 특위를 균형있고 책임있게 진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며 "그럼에도 여당의원들이 (국정조사를) 파행시키자 같이 따라나가 여당 의원들과 한 자리에서 무언가를 의논했다, 이는 공평한 위원장의 모습이 아니다, 이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특위 관계없는 김재원 수석 왜 면담하려 했나"

새정치민주연합도 새누리당의 해양경찰청장 단독면담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라며 "오후 5시 30분께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재원 의원이 해양수산부 연락관을 통해 해양경찰청장을 불렀고, 해양경찰청장이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실에 갔다"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광경을 목격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을 쳐들어가서 정작 청장과 김재원 수석 간의 회동은 못했다"라며 "특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청장을 불러낸 사태는 분명히 무언가의 목적과 기획 하에 무언가를 시도하려다가 유가족에게 들켜서 불발된 사태라고 판단된다"라고 의심했다.

아울러 그는 "김재원 수석부대표와 새누리당은 도대체 해경청장을 조용히 불러내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무슨 회의를 하려고 했는지 그 비밀회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 국정조사를 속개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유가족들의 기자회견 직전 상황실에서 나와 "7시 반에 (회의를) 속개하겠다, 가족분들 식사하시고 오세요"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전에도 이렇게 했다, 회의를 (정회된 만큼) 연장하기를 원한다"라고 요구하자, 권 의원은 "가족들이 회의 진행까지 일일이 간섭하면 회의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회의를 해야 간섭하지"라고 질타하자, 권 의원은 "양심에 맡겨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김광진 의원의 특위위원직 자진사퇴 요구를 거두지 않았다. 권 의원은 이날 저녁 회의 속개 후 발언에서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얘기를 마치 한 것처럼 허위 발언해서 (대통령을) 공격 내지 폄하했다"라며 "거짓말 하는 의원이 같은 조사위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을까 논의한 끝에 교체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의원을 다른 의원으로 교체해주길 요구한다"라며 "하지만 해경에 대한 기관보고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진도 현장 실종자 수색에 차질 빚을까 우려하는 가족들의 우려 등 때문에 국정조사는 재개하겠다"라고 말했다.
#김광진 #세월호 국정조사 #유경근 #새누리당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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