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따 해변바닷가가 남북으로 끝도 없이 길게 펼쳐져 있다.
노시경
아! 꾸따 해변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넓고 끝도 없이 길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보았던 그 어느 바닷가보다도 큰 바닷가다. 전방에는 시야를 가리는 어떤 장애물도 없이 오직 바다만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해변이 워낙 길고 파도도 거대하게 몰려온다. 너무나 멀리 수평선이 펼쳐져 있고 경사가 완만해서 이 해변의 바다색이 어떤 색인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푸르스름하게 밝아오는 하늘 아래에서 야자수가 빛을 받아들이고 있다. 야자수는 참으로 열대지방과 잘 어울리는 나무이고 이 해변과도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룬다. 내가 참으로 사랑하는 이 야자수는 낮 시간에는 마치 파라솔마냥 자연스럽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 것이다. 나무 아래에 앉아서 바다를 보다가 야자수 위의 하늘을 올려본다. 야자수를 통해서 보는 하늘은 내가 열대지방의 해변에 있음을 실감나게 해 준다.
나는 다시 모래사장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 느긋하게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닷물은 아침의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다. 열대의 나라지만, 이른 아침의 공기는 예상과 달리 선선하기만 하다. 해변에는 신비로운 안개가 살포시 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