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 제작진에서 보내온 메일

등록 2014.08.11 11:19수정 2014.08.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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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영화제작과 함께 한 느낌을 가지게 했던 메일들이다. 초기에는 메일을 삭제했지만 어느날 부터는 따로 "또 하나의 가족" 편지함을 만들었다. ⓒ 송태원


지난달 30일 "98%의 기적. 이제 남은 2%를 여러분과 함께 채우고자 합니다"라는 메일이 왔다.


'또 하나의 가족'제작진에서 보내온 메일이었다. 작년 4월 4일 제작두레에 참가하고 잊을만 하면 영화의 제작 상황을 메일이나 제작두레홈페이지로 알 수 있었다.

"함께 만드는 영화 <또 하나의 가족>에 보조출연하실 분들을 찾습니다"라는 메일을 받았을때는 한번쯤은 보조출연자로 신청하고 싶었다. 강원도 원주든 서울 경복궁이든 촬영현장에 직접가 보고 싶었지만 부산에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느덧 나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있었다.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2번 더 참가하여 총 3번 제작두레에 참가하게 되었다.

어이없는 개봉관의 개수는 필자를 영화홍보에 나서게 하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터넷에 영화리뷰를 적었고 초중고 밴드에 가입하여 영화를 알렸고 개봉관 늘려달라는 서명을 독려하였다.

제작두레에 참가한 지 365일이 지났던 4월 3일  "제작두레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제 안방에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다. 만 1년간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느낌이었다. 잊고 있었던 또 하나의 가족은 택배로 DVD와 엽서를 받고 다시 생각났다.

그리고  "그럼, 금요일 저녁에 소주 한잔하며 이야기해요 ^^ 감사합니다"라고 끝나는 메일을 받고서 소주 한잔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지 못했다. 아내가 보내줄테니까 갔다오라고 했지만 아쉽게도 모이는 장소가 서울이라 도저히 갈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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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제작두레 참가후 얼마전에 받은 DVD와 엽서들이다. ⓒ 송태원


다음은 메일의 전문이다.

잘지내셨나요? '또 하나의 약속' 박성일, 윤기호 프로듀서입니다.


어느새 8월이 다가왔습니다. 2012년 8월에 '또 하나의 약속'을 제작하기 위해 처음 모였었는데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2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다보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기억이 납니다.

처음 제작을 준비하면서 가졌던 두려움과 걱정.
크랭크인 하던 날. 스텝들과 배우들의 열기. 제작비가 떨어져서 걱정할 때, 우리를 찾아주셨던 제작두레, 그리고 투자자 분들. 여러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쫑파티 하던 날. 사람들의 눈물. 부산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하던 날. 꽉 찬 객석에서 나오는 함성들.
2월6일 개봉을 하면서 마주했던 현실들. 영화 속 내용이 영화 밖에서도 벌여졌던 나날들.

2014년 2월은 어쩌면 저희들에게는 가장 길고 길었던 2월이었습니다. 극히 적은 개봉관, 불합리한 행태에 힘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찾아오신 관객들 덕분에 상영을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시민 분들이 극장을 열어주셨고,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자신의 커피숍, 혹은 가게에서 영화에 대한 홍보 및 나눔을 하셨기에 49만8천여 명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또 하나의 약속'을 제작할 수 있게 해 주신 1만 제작두레 회원들. 100여명의 투자자들. 그리고 영화를 함께 해주신 49만8천여 명의 관객들 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하였기에 행복했고, '또 하나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약속'제작위원회는 영화에 대한 1차 수익정산을 마무리하여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아쉽게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약속'의 투자자들은 대기업이나 재벌이 아닌, 회사원,과일가게 사장님 등으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선의와 투자금에 대하여 어떻게든 보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손실률은 조금 더 높았지만, 제작위원회와 배급사에서 손실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투자자 분들께 원금 대비 98%를 돌려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2%의 손실률이 있지만, 극히 불리했던 극장 상황에 대비한다면 작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또 하나의 약속'에 투자하신 마음. 저희가 다 돌려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가 함께 만든 기적을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안방극장에서 상영중이다보니, 하반기 IPTV, 부가판권판매 등에서 힘을 낸다면 미약하나마 투자자분들께 원금 이상을 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또 하나의 약속' IPTV, 합법 다운로드 여전히 진행하고 있어요^^ 봐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비록 98%의 작은 기적이지만 , 남은 2%는 여러분과 함께 앞으로 채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8월1일 금요일 저녁에 '또 하나의 약속' 을 함께 하신 분들과 조촐한 뒷풀이를 하려 합니다. '또 하나의 약속' 스텝, 배우, 투자자 분들. 그리고 '또 하나의 약속'을 사랑하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소주 한잔 하며, 2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함께 했던 경험들. 그리고 이루어낸 일들을 다시 한 번 공유하고 서로 어깨를 다독였으면 합니다. 가능하시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2년, 저희가 부족하다보니, 여러분들의 기대를 다 안지도 못했고, 때론 실망감을 드리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왔을 때에는 좀 더 꽉 찬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여러분들도 '또 하나의 약속'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저희처럼 행복한 날로, 그리고 희망으로 다가왔기를 바라며,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럼, 금요일 저녁에 소주 한잔하며 이야기해요 ^^ 감사합니다.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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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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