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에 빼곡히 쌓여 있는 물건들
이대로
문방구는 아이들만 오는 데가 아니다 문방구를 시작할 때, 내 생각은 이랬다. '아이들을 상대하는 거니까 그래도 괜찮겠지? 어렵진 않겠지?' 착각이었다. 나의 명백한 생각의 실수. '문방구=아이들'이 아니었던 것! 그렇다면 정답은 무엇일까?
찾아오는 손님을 보자. 기본적으로 근처 학교 학생들이 온다. 근처에 초등학교 2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가 있다. 문방구 위치에 천혜의 장소 아닌가. 아직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5~7살)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마치 동네 마실 나오듯.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 딱히 필요한 것도 없으면서 훅 둘러보고 간다. 더 어린 아이들도 온다. 엄마 손을 잡고 와서 '나 저거 사줘!' 떼쓰는 신공을 발휘, 엄마와 심각한 협상을 하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바로 아이의 필요가 아닌, 순전히 '자신'의 필요로 문방구를 찾아오는 손님들이다. 생활용품을 찾는 어머니들, 사무용품을 찾는 아버지들, 볼펜이나 사소한 물건을 찾는 어르신들, 이력서를 찾는 취준생(취업준비생)에 이르기까지...
그렇다! 실로 모든 계층의 사람이 다 오는 것이다.
'문방구=아이들 + α(알파)'이었던 것! 그렇기에 찾는 물건의 스펙트럼도 다양할 수밖에. 공간이 여유로웠던 가게는 손님들이 찾는 물건을 부지런히 갖다놓는 터에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학용품의 종류도 참 많아서 보기 좋게 잘 정리하는 게 매일 숙제다.
문제는 가게가 좁다는 것. 그런데 물건을 매일 들여놓아도 들어갈 공간이 보인다. 6평 가게가 60평처럼 계속 들어간다. 참 신기한 일. 옛날 전래동화에서 본 듯한 요술주머니 같다. 물건이 들어갈 만큼 들어갔어도, 계속 들어갈 공간이 보이고 생기니까 말이다.
때로는 손님이 찾는 물건이 없어 사 왔을 때, 떡하니 그 물건이 빛을 발하며 웃을 때도 있다. "아저씨, 나 여기 있어요!" 그때의 머쓱함이란….
이젠 아까 언급한 물건들 외에도 손님들이 찾을 만한 것들을 미리 구비해 놓고 있다. 유비무환! 문방구의 필수 아이템 '게임기'도 놓았다.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가게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나 보다. 대표적인 생활용품 상점 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가게도 있을 건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