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아래 수려한 금오지와 수양버들

몸에 좋은 수양버들이 있는 금오지 올레길

등록 2014.12.15 17:17수정 2014.12.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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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금오산 진입로 앞 수양버들 다양한 효능을 가진 수양버들에 대해 알게되면 수양버들을 가만히 두지 못할 수도 있다.

금오산 진입로 앞 수양버들 다양한 효능을 가진 수양버들에 대해 알게되면 수양버들을 가만히 두지 못할 수도 있다. ⓒ 김도형


고정관념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지만 그 틀을 깨면 새로운 세계가 보이기도 한다.


어릴 적 외가인 경북 봉화군 석평리에 위치한 선돌마을에 갈 때면 강변 길가를 따라 있는 미류나무와 수양버들을 많이 보았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수양버들의 축 늘어진 가지는 다른 나무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비바람이 불 때면 더할 나위 없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수양버들이라 생각했다. 유달리 수양버들에 얽힌 귀신 이야기가 많았다.

금오지 옆 금오산 진입로 한켠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오래된 수양버들은 23년 전 금오산에 처음 왔을 때부터 그 모습 그대로다. 금오지의 올레길처럼 주변환경은 참 많이도 변했지만 수양버들은 변함이 없다.

화창하고 무더운 여름날, 내리쬐는 햇살을 살짝 가려주는 그늘에 서서 스쳐지나 가던 인연의 여인과 함께 사진을 찍어 보기도 했을 법한 이곳. 축 늘어진 가지를 아무런 생각없이 잡아당기며 못살게 굴기도 했던 이십대 시절이 아련하다.

a 금오지 둘레길은 정비되었지만 오래된 나무들은 그대로다. 금오지는 첨단전자산업도시인 구미 사람들에겐 추억이 많이 서려 있는 곳이다. 처음 만남을 가지던 연인들은 갈 곳이 별로 없던 옛 시절에 대부분 금오지를 찾곤 했고 수양버들 나무가지 아래를 한번쯤 지나쳤다.

금오지 둘레길은 정비되었지만 오래된 나무들은 그대로다. 금오지는 첨단전자산업도시인 구미 사람들에겐 추억이 많이 서려 있는 곳이다. 처음 만남을 가지던 연인들은 갈 곳이 별로 없던 옛 시절에 대부분 금오지를 찾곤 했고 수양버들 나무가지 아래를 한번쯤 지나쳤다. ⓒ 김도형


굵은 나무 줄기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살아 온 수양버들은 금오산을 찾는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봐 왔을 것이다. 내 과거에 대한 비밀을 많이 알고 있지만 영원히 입다물고 잘 지켜줄 고마운 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금년에 경북환경연수원에서 자연관찰지도자 교육을 받다 보니 수양버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교육에서 흰버드나무는 아스피린의 원료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같은 버드나무 과인 수양버들에 대해서도 알아 보았다.

수양버들은 물가나 습지에서 자라며 원산지는 중국이란다. 한자말로 수양(垂楊)인 이유는 중국의 수양산 근처에 많이 자란다고 해서 유래되기도 했고, 조선왕조 때 수양대군의 이름을 따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두산백과 사전에 따르면, 수양버들의 가지와 잎, 꽃과 씨, 나무껍질과 뿌리는 모두 약으로 쓰인다고. 특히 가지는 중풍·거담·종기·소염에 효과가 있고 잎과 껍질은 지혈·감기 이뇨·해열·황달·치통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a 대구가톨릭대학교 고재철 박사의 '식물의 약리효과' 강연 고 박사의 강연을 통해 수양버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지구상의 수많은 식물들 중 특정 식물에게는 고유의 약리효과가 있고 이를 잘 활용하면 인간에게 득이 될 수 있단다. 잘 못 쓰면 독이 된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고재철 박사의 '식물의 약리효과' 강연 고 박사의 강연을 통해 수양버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지구상의 수많은 식물들 중 특정 식물에게는 고유의 약리효과가 있고 이를 잘 활용하면 인간에게 득이 될 수 있단다. 잘 못 쓰면 독이 된다. ⓒ 김도형


축 늘어진 가지의 모양새처럼 운치가 있고 생장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공해와 추위에 강해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다. 버드나무 속(屬)에 속하는 수양버들 외에도 국내에는 48종의 버드나무 속이 분포하는데 살펴보면 버드나무, 왕버들, 갯버들, 능수버들, 키버들, 호랑버들, 용버들, 선버들, 눈갯버들, 참오굴잎버들 등 다양하다.

앞서 언급된 수양버들의 효능처럼 옛부터 버드나무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있다.

우리 민족의 영웅인 성웅 이순신 장군이 무과 시험을 치르던 중 말을 타고 달리다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을 때, 버드나무 가지의 껍질을 벗겨 다리에 동여매고 시험을 치렀던 일화를 배운 기억이 있다. 또 물을 마실 때 버들 잎을 띄워 급히 마시지 못하게 했던 선조들의 지혜도 배운 바 있다. 더불어 버드나무 가지 끝을 솔처럼 만들어 이를 닦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경남과학고등학교 교사인 이팔홍 이학박사에 따르면, 기원전 5세기경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버드나무 잎을 씹게 했다고 한다. 1820년대에는 버드나무에 있는 '살리신'이라는 통증 완화 성분을 발견했고 그후 1897년 독일 바이엘사의 호프만 박사가 위에 부담이 되던 살리실산의 쓴 맛을 줄인 '아세틸살리실산'을 개발해 상용화 되었다고 한다. 이 약이 바로 아스피린이다.

이 박사는 버드나무가 설화, 의학사, 과학사에 걸쳐 인류와 인연이 깊은 나무였음을 알렸다. 11월 이후까지 잎이 떨어지지 않은 채 녹음을 보여주는 버드나무가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하고, 잔바람에도 흔들리는 유연한 버드나무 가지처럼 딱딱한 인간관계 또한 부드러워질 수 있기를 버드나무에 빗대기도 했다.

수양버들이 있는 금오지 둘레의 2.4km 올레길

일요일 아침마다 이 길을 달리기도 하지만 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다. 금오지 올레길을 걸으며 나즈막한 산 너머에 있는 금오산과 앞에 놓인 금오지를 바라보며 인생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a 금오지 올레길을 산책하는 사람들 이들이 걷고 있는 길은 올레길 부교다. 수위가 달라지면 그에 맞쳐 높낮이가 조절된다. 이곳에 서면 저 멀리 보이는 금오산과 금오지에 비치는 금오산의 모습이 경이롭게 연출되기도 한다.

금오지 올레길을 산책하는 사람들 이들이 걷고 있는 길은 올레길 부교다. 수위가 달라지면 그에 맞쳐 높낮이가 조절된다. 이곳에 서면 저 멀리 보이는 금오산과 금오지에 비치는 금오산의 모습이 경이롭게 연출되기도 한다. ⓒ 김도형


올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벤치 위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노년의 사람들을 곧잘 보게 된다. 인근의 집에서 산책을 나온 듯한 사람들을 어김없이 마주치게 된다. 해가 갈수록 금오지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게다가 늘그막에 손주의 재롱을 볼 연배의 어르신들이 밝은 얼굴로 이곳을 찾는다.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탁트인 금오지와 뒤로 있는 금오산을 바라보게 되었을 땐 저절로 마음의 치유가 될 것만 같은 곳이다. 올레길은 함께 걷는 길동무와 함께 이런저런 주변의 일상을 얘기하며 걷는 일이 솔솔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얘기나 혹은 타인의 얘기들을 할 때면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이야기가 실려와 살짝 들리기도 하는 자유로운 곳.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금오산과 금오지 옆 수양버들은 이곳에 사는 이들에겐 늘 추억과 낭만을 안겨주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도 달래주며 기쁨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존재다.

인생이 아무리 고달프고 팍팍하다 할지라도 오랜 세월을 묵묵히 그리고 든든한 모습으로 변함없이 어느 누구나 반겨주는 장소가 있어서 사람들은 늘 행복하다. 외로워도 찾고 슬퍼도 찾고 게다가 기쁠 때면 한없이 반가운 이곳. 금오지 올레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a 금오지 제방 위에 놓인 벤치 사람들은 먼 인생길을 돌고 돌아 결국에는 안주할 곳을 찾는데, 평온함과 넉넉함을 느끼게하는 자연경관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금오지 제방 위에 놓인 벤치 사람들은 먼 인생길을 돌고 돌아 결국에는 안주할 곳을 찾는데, 평온함과 넉넉함을 느끼게하는 자연경관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김도형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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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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