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밀양 송전탑 '시험송전' 성공... 주민들 농성 계속

[현장] 목에 밧줄 걸고 '연좌농성'... 대책위 "1월 초 한전과 대화 열릴 것"

등록 2014.12.28 12:14수정 2014.12.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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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8일 오후 9시 35분]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완료하고 28일 오후 시험송전을 한 가운데, 밀양 주민들이 '송전 반대' 농성을 계속하며 충돌이 벌어졌다.

한전은 28일 오후 경남 창녕 성산면 방리 소재 북경남변전소에서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에 대한 시험 송전을 시작했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는 현재 짓고 있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건설된 것이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지난 26일부터 밀양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115번 철탑에서 송전 반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할머니 10여 명은 28일 목에 밧줄을 걸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한전의 시험송전이 예정되었던 28일 오후 3시경, 할머니 3명이 철제펜스 밑을 통해 철탑 부지 안으로 진입하여 철탑 기둥에 밧줄을 맨 채 기습 시위를 하면서 나머지 주민들이 경찰과 다시 격렬하게 충돌하기도 하했다.

대책위는 이번 철탑 아래 농성에 들어가면서 '한전 사장의 공식 사과'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실사를 통한 실질적 피해 보전', '노후원전 폐쇄, 전력수급계획변경 등 여건 변화시 철탑 철거 약속'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수차례에 걸친 주민 요구안에 대해 묵묵부답이던 한전 측에서 28일 정오 무렵 대책위 측에 대화를 제안해왔고, 1월 초순경 주민 요구안에 대하여 주민대표와 한전의 대화의 자리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전 "밀양시와 상생 모색... 주민화합에도 사명 다할 것"

주민들은 대책위의 농성 해산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명확한 답을 듣기 전까지는 철탑 선하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농성장에는 6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한전은 이날 시험송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고 밝혔다.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공사는 울산 울주, 부산 기장, 경남 양산․밀양시․창녕을 경유하는 90.5km에 161기 철탑을 건설하는 공사다.

한전은 "이번에 시험 송전을 하게 된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는 2008년 8월 공사착공 이래 민원으로 6년여를 끌어온 장기 미결 국책사업이었다"며 "특히 갈등이 극심했던 밀양구간 공사를 통해 송변전설비 건설에 많은 변화도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한전은 "송변전설비주변지역보상및지원에관한법률(송주법)이 제정되어 송전선로 주변 지역주민에 대한 개별지원을 제도화하고 합리적 지원제도를 확립하였다"며 "한전은 전력설비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고 갈등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송변전 건설사업 패러다임에 전환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밀양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밀양시와 상생의 방안을 모색해 나가며 주민화합과 갈등치유에도 그 역할과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신 : 28일 오후 12시 10분]

a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주민들은 28일로 사흘째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115번 철탑' 주변에서 '송전 반대'를 내걸고 농성하고 있다. 주민들은 목에 밧줄을 매달아 연좌 농성하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주민들은 28일로 사흘째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115번 철탑' 주변에서 '송전 반대'를 내걸고 농성하고 있다. 주민들은 목에 밧줄을 매달아 연좌 농성하고 있다. ⓒ 장영식


밀양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다시 목에 밧줄을 묶어 저항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완료해 송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주민들은 철탑 아래에서 송전 반대를 내걸고 밧줄을 목에 맨 채 연좌 농성을 하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아래 밀양대책위)는 지난 26일부터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115번 철탑' 주변에서 농성하고 있다. 28일 오전 밀양대책위는 "주민들은 목에 밧줄을 매고 연좌해 농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철탑 아래에 철제펜스를 설치했고, 철탑 기둥에 뾰족한 철사줄을 감아 놓았다. 또 한전 관계자들과 경찰이 철탑 주변을 지키고 있다.

밀양 주민, 26일부터 천막 설치... 경찰과 충돌 이어져

주민들은 지난 26일 오전,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천막 2개를 설치했다. 김종천(여수마을)씨는 "우리는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양심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다"며 "우리는 정직하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되든지 불의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5번 철탑 아래에서는 주민과 경찰의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이 철탑으로 진입하자 경찰이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저녁, 농성장에서는 '전국 최초 765kV 송전탑 선하지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곳 농성장에는 연대단체 회원들도 함께 하고 있다. 밀양 주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송전탑 예정지에서 움막농성을 할 때도 몸에 밧줄을 묶어 저항했다.

a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8~29일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 시험송전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6일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370번지에 있는 '115번 철탑' 아래에서 주민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8~29일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 시험송전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6일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370번지에 있는 '115번 철탑' 아래에서 주민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 윤성효


아직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연행된 주민은 없다. 이계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주민들은 충돌 과정에서 다치기도 하는데 병원에 후송될 정도는 아니다"며 "한전의 송전이 임박한 가운데 주민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노숙 농성과 경찰과의 충돌로 피로하지만, 4개면 주민들은 함께 식사를 나누고, 함께 울고 웃으며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결의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 마을공동체 분열과 주민 금전 매수 시도 등에 대한 한전의 공개 사과 ▲ 재산과 건강상 피해에 대한 객관적 실사기구 설치와 피해가 검증될 시 주민이주를 포함한 주민피해보전 약속 ▲ 고리지역 노후 원전 폐쇄 등 여건 변화에 따라 송전선로의 필요성이 사라지면 송전탑 철거 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밀양 4개면 주민 260여 세대는 송전탑을 반대하며 한전의 보상을 거부했다.

한전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경남 창녕의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총 161기의 철탑을 세웠고, 밀양 5개면에 69기의 철탑을 세웠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한전이 28일 오후 3시경부터 송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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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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