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을 뽑자"... 밀양주민, 상경투쟁 나선다

7월 2일 대검찰청-청와대 앞 항의... 영화 <밀양 아리랑> 시사회 참석

등록 2015.06.29 10:03수정 2015.06.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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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을 뽑자."

'송전탑 반대'를 외치며 처절하게 싸웠던 밀양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상경 투쟁을 한다. 29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DNA 채취와 6·11 행정대집행에 항의하기 위해 오는 7월 2일 주민들이 버스 1대로 상경한다"고 밝혔다.

최근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은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을 하다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형이 확정된 한 주민에 대해 DNA 채취를 시도했다. 이에 주민들은 '인권침해' 등의 이유를 들어 항의했다.

앞서 밀양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 현장에 움막을 지어놓고 반대투쟁해왔으나, 지난해 6월 11일 밀양시와 밀양경찰서 등은 행정대집행을 통해 움막을 강제로 철거했다. 행정대집행 당시 작전지휘책임자였던 김수한 밀양경찰서장은 그 뒤 청와대 25경호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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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소속 주민들은 8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 앞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DNA 채취와 검찰 집행관의 폭언, 협박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이에 밀양 주민들은 'DNA 채취'와 김수한 당시 밀양경찰서장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밀양 주민 40여명은 이날 오전 7시께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간다.

이들은 먼저 대검찰청 앞으로 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DNA 채취 영장 규탄·항의 상징의식'을 벌인다. 이날 행사에는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와 DNA법공대위, 밀양인권침해감시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밀양법률지원단 등이 함께 한다.

대책위는 "최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을 낳았던 'DNA 채취 영장 발부'와 관련, 또 다른 당사자들인 용산참사 유가족, 장애인 등과 함께 DNA 채취를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밀양 주민들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밀양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폭력진압 책임자 김수환 규탄 기자회견과 항의 상징의식'을 벌인다.

이들은 "6·11 행정대집행 당시 작전지휘책임자였던 김수환 밀양경찰서장이 대통령과 요인경호를 맡는 청와대 25경호대장으로 영전한 것과 당시의 끔찍한 폭력에 대해 항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화 <밀양 아리랑> 시사회 7월 2일 ... 16일 개봉

주민들은 이날 저녁 인디스페이스(서울극장 6관)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밀양 아리랑>(박배일 감독) 시사회에 참석한다. 밀양 송전탑 싸움을 담은 이 영화는 오는 7월 16일 개봉한다.

배급사 '시네마달'은 "박배일 감독이 밀양 할매할배들과 동고동락하며 처절했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라며 "'송전탑을 뽑자'는 구호를 외치며 여전히 꿋꿋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할매할배들의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져, 오히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새로운 희망을 얻게 되는 작품"이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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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사 시네마달은 밀양 송전탑 싸움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밀양 아리랑>을 오는 7월 2일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시사회를 열고, 이어 7월 16일부터 개봉한다. ⓒ 시네마달


당초 밀양 주민들의 상경 투쟁은 6월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연기됐다. 아울러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오는 7월 18일 밀양에서 '기억 문화제'를 연다. 당초 이 행사는 행정대집행일이었던 6월 11일에 맞춰 열려고 했지만, 메르스 영향으로 밀양송전탑 촛불문화제 200회째 날인 7월 18일 연다.

이날 참가자들은 행정대집행 현장이었던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01번 철탑 용회마을, 115번 고답마을, 127번 위양마을, 129번 평밭마을을 순례하고, 오후 6시 30분 밀양역 광장에서 '기억 문화제'를 연다.

밀양 주민들은 '10년간의 파행에 대한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공식사과'와 '피해 실사 기구 구성', '여건 변화에 따라 철탑 불필요시 철거 약속'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 6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송전선로 공사를 마무리 지었고, 시험송전을 마친 상태다.
#밀양 송전탑 #밀양 아리랑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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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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