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하지 마라, 원칙 어긋나면 해고"
어느 자산운용사 대표의 고집

[현장] 한동주 NH-CA자산운용 대표 1주년 간담회 "단기에 집착 말고 길게 보라"

등록 2016.03.29 19:50수정 2016.03.29 19:50
1
원고료로 응원
a

한동주 NH_CA자산운용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NH_CA자산운용 ⓒ 전은정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

한동주 NH자산운용 대표가 기자 간담회 내내 강조한 말이다. NH-CA자산운용은 현재 7위에 머물러 있지만 오히려 '느긋함'을 주문했다.

한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취임 1주년 간담회를 갖고 '업계 5위'로의 도약을 내세웠다. 야심차게 제시한 '2020 플랜'을 통해 '고객 만족을 통한 강한 운용사'를 지향한다고도 했다. 한 대표는 "업계 1위는 원치 않는다"며 "2020년까지 운용자산을 60조 원(현재 29조)으로 늘려 5위까지 오르고 싶다"고 했다.  

이날 그는 "시장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매매회전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의 1위는 어느 한 쪽에 무리해서 나온 성과다"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매매회전율은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대상을 얼마나 자주 샀다 팔았다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매매 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가 많다.

한 대표는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단기적인 움직임을 쫓아 매매를 해 성과를 냈다는 뜻"이라며 "이 때 단기적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극단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긴 안목으로 회전율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며 "회전율이 낮은데 성과가 나왔다는 것은 해당 종목에 오랜 기다림을 가지고 투자를 해서 이룬 결과"라고 했다. 실제 NH운용의 회전율은 10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그는 성과주의가 만연한 금융업계 속에서 '정상'을 경계하고 나섰다. 한 대표는 "단기간에 분기나 1년 수익률이 업계 1위에 오르는 것은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무리해서 생긴 결과"라고 단언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성과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원칙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은 자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절대 1위를 하라고 하지 않는다"며 "1위를 했을 때 그에 대한 변병이 합당하지 않으면 원칙을 지키지 않고 치우쳤다고 해석한다"고 했다.


운용역(펀드매니저)에게는 '불개입'의 원칙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운용역들이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모든 것을 다 하면 안된다"며 "그렇게 운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지난해 취임사에서 그런 방식을 고수한다면 나가라고 말해두었다"고 까지 했다. 한 대표는 간담회 중간 중간 다소 어감이 센 발언을 내놓았지만 운용사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원칙에 대한 소신을 읽을 수 있었다.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에서도 같은 생각을 엿봤다. 그는 "현재 분기에 1번만 운용 회의를 하고 있다"며 "회의에서는 자산이 원칙과 기준에 의해 운용됐는지만 확인한다"고 했다. 원칙대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실력을 발휘하면 성과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는 "CEO는 운용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운용을 돕는 사람"이라며 "전 직장에서도 3년 동안 운용역 회의에 한 번을 들어갔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의 경험상 시장 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회사의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며 "위에서 여러 번 얘기하면 운용역은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시장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운용능력을 향상시켜 업계 5위권의 주요 자산운용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NH-CA자산운용 #한동주 #대표 #1주년 #1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80대 아버지가 손자와 손녀에게 이럴 줄 몰랐다
  2. 2 "은혜 모른다" 손가락질에도... 저는 부모와 절연한 자식입니다
  3. 3 "알리·테무에선 티셔츠 5천원, 운동화 2만원... 서민들 왜 화났겠나"
  4. 4 "이재용은 바지회장"... 삼성전자 사옥앞 마스크 벗고 외친 젊은 직원들
  5. 5 "내 연락처 절대 못 알려줘" 부모 피해 꽁꽁 숨어버린 자식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