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손아귀'에 안보 기밀도 넘어갔다

이명박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 시나리오 사전에 열람, 인수위 인선에도 개입 의혹

등록 2016.10.25 22:21수정 2016.10.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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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JTBC

최순실씨가 지난 2012년 12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공개 회동에 앞서 작성된 '회동 시나리오'도 미리 받아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시나리오 문건에는 대북협상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 내용까지 담겨 있다. 민간인 신분의 최씨가 단순 연설문이나 홍보물이 아닌 대통령의 중대한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 2012년 12월 28일 오후 3시 박근혜 당시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40여 분간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 앞서 최씨는 회담이 시작되기 전인 같은 날 10시 58분 당선인 독대 시나리오를 받아봤다. 당시 시나리오는 모두발언-현안말씀-마무리발언 등으로 구성됐고, 당시 모두발언 등은 공개됐으나 외교안보, 경제관련 민감한 사안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던 현안 말씀은 이후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씨가 받아본 현안말씀 부분에는 국채 발행에 소극적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박근혜 당선인이 국채발행을 촉구하는 질문이 들어있었다. 해당 내용은 실제 회동에서 언급이 됐고, 이후 대변인 브리핑으로 공개됐다. 특히 현안말씀 부분에는 박 당선인이 해야 할 질문이 적혀 있었고, 최근 남북 간 고위 관계자들의 접촉이 있었는지를 묻는 내용도 있었다.

'남북 간 물밑접촉' 질문까지 먼저 받아

 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JTBC

이에 JTBC는 "(질문) 바로 아래에는 최근 군이 북한 국방위와 3차례 비밀 접촉했다는 정보가 적혀있었다"라며 "당선인으로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임자에게 남북관계를 인수인계 해달라는 요지"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시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던 와중에 (박 당선인이) 남북 간 물밑접촉을 물었는데 이 민감한 질문이 민간인인 최씨에게 먼저 전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JTBC는 "당시 회담의 첫 주제는 외교안보였다"라며 "군이 북한 최고위와 비밀 접촉한 것과, 당시 임태희 비서실장이 북한 대사관 관계자와의 접촉보도도 나왔었는데 민감한 내용이 다 최씨에 흘러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기록물 외부누설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어서 최씨에게 전달한 대상(이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최씨가 자료를 요구했거나 압력을 행사했다면 공범 또는 교사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씨가 청와대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도 나왔다. JTBC가 입수한 '최순실 파일'에는 인수위 시절부터 청와대 실무진 구성안까지 계획 등이 담겨 있다. 인수위 시절 문건 속 변추석 본부장은 실제 인수위 홍보팀장으로 임명됐다. 최씨는 인사 이후 대응방안까지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와 우정사업본부가 작성한 문건이 최순실에게

이와 함께 최씨가 박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과 나눌 통화 대담 내용도 미리 보고받았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최순실 파일'에는 '아베 신조 총리 특사단 접견', '중국 특사단 추천 의원' '호주 총리 통화 참고자료' 등의 외교 문서에 해당하는 파일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특사단 추천 의원' 이란 파일은 특사 후보 리스트 파일인 것으로 추정돼 최씨가 인선에까지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JTBC는 이날 "최씨 파일에 담긴 호주 총리와의 통화 참고자료라는 문건은 당시 길라드 호주 총리와 통화하기 14시간 전에 최씨가 받았다"라며 "파일 작성자를 확인해보니 외교통상부였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파일의 작성자 아이디는 외교통상부의 영어 약자인 'MOFAT'이었고, 실제 외교부 문서를 파악해 본 결과 같은 아이디가 발견됐다.

 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JTBC

또한 최씨의 파일 가운데는 '취임 기념 우표 발행'도 있었는데 이 파일의 작성자는 우정사업본부를 뜻하는 'kpost2009'로 명시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JTBC는 "최씨 파일에 있었던 문건들이 정체불명의 문건이 아니라 정부, 청와대 관계자가 수정하거나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뒷받침"이라며 "부처에서 바로 최씨에게 갔는지 어느 누군가를 통해 갔는지는 (검찰이)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박근혜 #비선실세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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