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도 '미 대선 쇼크', "트럼프 현상, 우리도 예외 아냐"

민병두 "과감한 공약 던지는 후보 안 나오면 대중들이 쉽게 안 움직일수도"

등록 2016.11.09 17:23수정 2016.11.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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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 Flickr.com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정치권도 트럼프가 일으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9일 정오 무렵부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공화당 트럼프의  '우세' 전망이 나오자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트럼프의 주한미군 공약 등이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증폭됐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충남 공주·부여·청양)는 이날 정오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가 이길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는 오후 들어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자 "6·25 이후 최대 안보위기다, 한미동맹은 원점에서 판을 다시 짜야 할지도 모른다"고 썼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당정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 미국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한 것을 존중한다"면서도 "패권국가의 관용과 포용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의 손실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부산 해운대갑)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다"며 "(당선시)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초유의 한미관계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 리더십은 와해됐다"고 썼다. "안으로는 최순실, 밖으로는 트럼프인 '내우외환 상태'다, 청와대와 여야 정당은 당파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오로지 국가 이익 차원에서 이 위기에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지난 여름 미국민주당 전당대회를 참관했던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구을)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숨어있던 트럼프 지지층이 힐러리 이메일 재조사 발표를 기다렸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분노한 '왼쪽' 대중은 샌더스를 지지했고, '오른쪽' 대중은 트럼프로 움직인 건데, 우리나라도 내년에 이대로 가면 경제가 최악으로 갈 것이고, 허경영처럼 과감한 공약을 던지는 사람이 선거에 안 나오면 대중들이 (투표장으로) 쉽게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 트럼프 같은 사람이 안 나오려면 최순실 사건으로 촉발된 국내의 불안한 정정을 빨리 안정시켜야한다는 여론에 불을 붙일 수도 있겠다."


트럼프는 앞서 한국·일본 등을 상대로 '안보 무임 승차론'이라 비난하며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는 "미국은 우리 군대를 보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작전태세에 들어갔지만 우리는 거기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우리는 한국을 돕는데 왜 한국은 우리를 돕지 않는가"라는 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이는 미국 경제를 해친 '깨진 약속' 중 하나라며 당선될 시 재협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한미 FTA 이후) 거의 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고 한국에 대한 수출도 거의 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미국공화당 전당대회를 참관했던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부산 금정구)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은 2차대전 이후 유지되어 온 국제질서에 근본적 변화가 발생한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에) 닥쳐올 위험과 불확실성은 예측이 잘 안 될 정도다, 정부는 안보와 경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당선이 매우 확실시되는 가운데 여야 정당들도 바빠진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미 대선 결과를 주제로 이날 오후 4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비슷한 시각 국민의당도 '미국 대선 결과와 우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국회의원 긴급 간담회를 열었으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당선이) 한국 외교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 기조에 따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부산 중구영도구)는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에서 내일 '미국 트럼프 당선이 한국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긴급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9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이 세미나에는 김창준 전 미국공화당 연방 하원의원과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교수가 발제를 맡을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한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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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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