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학년도 이대부고 1-1반 학생들과 생활훈련관 앞에서(1983. 5.)
박도
교실의 민주화학교의 교실은 어린 세대가 처음으로 접하는 공적인 사회집단이다. 어린 세대는 학교 교실에서 민주주의 이론을 배우고, 실습교육으로 이를 익히고 생활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자들은 먼저 자신의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의식 개혁과 함께 투철한 실천자가 돼 그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민주화된 교실에서 자란 어린 세대가 어른이 될 때 우리 사회 전 분야는 저절로 민주화가 될 것이다.
사소한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흘려버릴지 몰라도 학급 반장이 임기 내내 매 시간마다 구령을 부치는 일은 없애야 한다. 그런 일은 주번에게 시키면 저절로 전학생에게 골고루 기회가 돌아간다. 그 밖의 학급의 모든 일도 학급 학생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배분해야지 반장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하는 일의 집중, 권력의 집중은 막아야 교실의 민주화가 이뤄진다.
나 자신도 학창시절 반장을 한 번도 못했기에 구령을 부쳐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후일 군에 가서 구령을 처음 부칠 때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다. 학급 학생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를 줘서 그들 모두 장차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소양을 학교에서 길러줘야 한다.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줌으로써 주인의식과 주체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학급 반장은 학급회를 주재하는 일, 그밖에 학급을 대표하는 일(학생회에서 대의원으로 참석하는 일)만을 보게 하고 나머지는 학급 학생 자치기구에 일임한다면 그들은 처음에는 서툴지라도 곧 협동심을 발휘하여 창의적이며 자율적으로 일을 해결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인류가 발명한 제도 중 가장 이상적인 제도다. 이러한 자유민주주의의 제도 아래 살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이 민주화된 의식을, 그리고 나의 가정, 나의 교실, 나의 학교, 우리나라가 민주화될 수 있도록 함께 힘써야 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교실의 민주화, 이것은 민주 사회의 주춧돌이다. 교실의 민주화 없이 민주사회가 이루어질 수 없다.
이번 대통령 탄핵 열풍의 기회를 다행히 전화위복으로 삼아 잘못된 비민주적인 제도와 인습을 바꿔야 한다. 아울러 더욱 살기 좋은 선진 대한민국을 위하여 아울러 그 뿌리가 되는 가정의 민주화, 교실의 민주화, 사회의 민주화 등 그 밑바닥부터 다져가는 민주주의 교육을 다시 시작할 때가 아닐까?
"이게 나라냐"고 21세기 오늘에 전제 군주시대와 같은 이 어처구니없는 참담한 현실에 우리는 그에 대한 분노에 앞서 우선 내 주변부터 진정한 민주 국가를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 실천이 필요하다.
(*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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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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