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 짬짜미로 미분양 정보 숨기는 이유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8개 건설사, 인천서 미분양 정보 공개 안 해

등록 2017.01.25 11:44수정 2017.01.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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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인천 신도시 분양 단지에 대한 미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영종한신더휴스카이파크 견본주택관 ⓒ 한신공영


인천 영종신도시에 대규모로 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이 미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 입장에선 미분양 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서울과 경기도 등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미분양 정보는 공개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인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이 서로 '짬짬이'라도 한듯 미분양 정보를 알리지 않고 있다.

25일 인천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화성산업, 우미건설 등 8개 건설사들은 현재 인천에서 분양 중인 단지에 대한 미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매달 지역 아파트 미분양에 대한 세대 수를 공개하지만, 이들 건설사들이 분양한 단지 정보는 없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 중구에선 영종하늘도시푸르지오자이(1604세대)와 영종하늘도시 현대힐스테이트(1628세대), 영종 우미린 2단지(1287세대), 스카이시티자이(1034세대), 영종화성파크드림(657세대),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577세대), 영종한신더휴스카이파크(562세대) 등의 정보가 미공개다.

청라 지구에서는 동문굿모닝힐(734세대)과 우미린스트라우스(590세대), 남동구는 소래 논현 도시개발사업(644세대, 한화건설)에 대한 미분양 정보가 없다.

이 가운데 청라 동문굿모닝힐과 청라 우미린스트라우스, 영종 힐스테이트, 영종 우미린 2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이지만, 미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분양을 끝낸 단지는 미분양 현황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점을 볼 때,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도시 발전과 건설사 수익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성으로 분류된다.


인천시는 건설사들이 해당 단지에 대한 미분양 정보에 대한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공개를 할 경우 영업상 지장이 있다며 비공개 요청을 해왔다"면서 "법적으로도 미분양 정보에 대한 공개는 강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한 민원인이 인천시를 상대로 해당 건설사의 미분양 정보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거절 당했다. 현행 정보공개청구법에서 규정한 법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건설사들, 영업에 지장있다면서 미분양 정보 공개 거부

건설사들이 미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미분양 규모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리서치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규모가 크면, 실수요자들에게 인식이 좋지 않게 남고,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정보 공개를 꺼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실수요자들은 직간접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한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은 대체로 도시개발이 더디게 진행돼 인프라적 측면에서 불리한 경우가 많다"면서 "미분양 정보는 집을 구매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 가운데 하나지만 이런 정보가 없다면 수요자 입장에선 혼란이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분양 물량이 많다면 건설사들이 입주 시기에 집중적으로 할인 분양, 회사 보유분 물량을 쏟아내는데, 이 경우, 물량이 넘치면서 주택 가격 하락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또 "미분양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집을 구입할 경우, 해당 지역의 개발 계획과 입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공식적인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인근 지역 부동산을 돌면서 여러 조건들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분양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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