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 끼니 때우려 했는데, 몸보신 하는 느낌

미꾸라지로 끓여낸 추어탕... 이제는 계절 관계없이 즐겨먹는 음식

등록 2017.02.04 03:43수정 2017.02.04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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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음식이다. 그냥 한 끼니 때우려고 했는데 몸보신 하는 느낌이다. 맛도 그만이다. 시래기와 우거지가 한데 어우러져 식감도 유별난 데다 남도의 인심도 가득하다. 밥 한 공기를 뚝배기에 다 말아내면 먹기 버거울 정도로 양도 많다.


추어탕 한 그릇에서 인심이 묻어난다. 참 많고 많은 추어탕을 먹어봤지만 이 집의 추어탕은 만족도가 높다. 추어탕의 본고장인 남원의 여느 집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집이다. 무심코 찾아갔다가 이런 걸물을 만나면 은근 횡재한 기분이다.

미꾸라지를 넣어 가마솥에 푹 끓인 국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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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를 넣어 가마솥에 푹 끓인 국이 추어탕이다. ⓒ 조찬현


미꾸라지가 추어(鰍魚)다. 미꾸라지를 넣어 가마솥에 푹 끓인 국이 추어탕이다. 예전에는 추어탕을 가을 보양식으로 먹었지만, 요즘은 계절이 사라졌다. 사계절 아무 때나 즐겨 먹는다. 하기야 지금도 굳이 계절을 따지자면 미꾸라지가 영양을 가득 품고 있는 가을과 겨울철이 제격이지만.

추어탕 한 그릇을 제대로 맛있게 먹으려면 추어탕에 젠피(초피)를 살짝 뿌리면 좋다. 젠피향과 추어탕의 구수한 맛이 한데 어우러져 금상첨화다. 이 맛에 한 번 길들이면 젠피의 독특한 향에 은근 중독된다.

미꾸라지는 영양 덩어리다.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이 풍부한 이 녀석은 양질의 단백질로 알려진 '콘드라이친' 성분이 피부와 혈관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필수아미노산과 DHA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다. 원기회복에 좋은 추어탕은 고혈압과 당뇨병에 좋은 건 물론 항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즐겨 먹을 일이다.


나중에 또다시 찾고 싶은 맛... 여수 본동네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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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본동네추어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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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버무려낸 아삭한 오이무침이 맛있다. ⓒ 조찬현


맛깔진 추어탕이다. 추어탕 한 그릇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해본다. 몸보신 되는 이 느낌이 오래 지속되는 걸 보니 이 집 진짜 추어탕 하나는 제대로 끓여낸 듯싶다. 이 집 주인아주머니 노봉임(59)씨가 울주군 언양의 친동생 네에서 배워왔단다. 나중에 또다시 찾아도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반찬도 제법 구색을 잘 갖췄다. 아삭한 오이무침과 배추겉절이가 입맛을 돋운다. 고추지와 동치미무 깍두기 등의 반찬도 거든다.

덤으로 내준 깻잎말이 추어 튀김도 매력 있다. 추어 튀김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한잔 생각이 간절한 걸 보니 술안주로도 아주 제격일 듯싶다. 역시 추어탕과 추어 튀김은 이제 계절과 관계없이 언제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미꾸라지는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사랑받아왔다.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맛은 달고 성질이 따뜻할 뿐 아니라 독이 없어 비위의 기능을 보해주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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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내준 깻잎말이 추어 튀김도 매력 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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