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과일난전... 눈길 끄는 노란 과일

등록 2017.03.01 15:17수정 2017.03.0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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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문철


길거리 과일난전. 노란 과일들이 눈길을 끈다. 가게 주인이 소리소리 지른다.

"자, 쌉니다. 싸요. 바나나 한 꾸러미 3천원."

개나리꽃보다 노란 과일들이 좌판에 그득하다. 가만보니 흔한 바나나 옆에 바나나 보다 노란 망고가 놓여 있다. 그 옆엔 키위, 또 그 옆엔 자몽. 맨 끝에 사과와 배가 천덕꾸러기마냥 매달려 있다.

수입과일이 인기라더니 이 좌판만 보아도 세태를 한눈에 알겠다. 추석과 설에는 그나마 차례와 젯상에 올리느라 사과와 배가 팔리지만 평상시에는 값싸고 맛좋은 열대 수입과일이 대세다. 배 타고 먼길 오느라 수확 후 듬뿍 발라진 농약은 덤이다.

체리 때문에 사과를 안먹고, 칠레 포도 때문에 국산 포도밭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 어륀지와 자몽이 귤을 대체할 테고 망고가 바나나에 이어 국민과일로 등극할 기세다.

참 아름다운 세상이다. 열대과일들이 한겨울에 대한민국 길거리 좌판에까지 즐비하고 몇 천원이면 맛볼 수 있는 시절이니. 개방형 통상국가, 이 얼마나 멋진 신세계인가! 어서 빨리 지구온난화의 따뜻한 바람이 한반도에 불어오지 않는 한 사과나무, 배나무 모조리 뽑아낼 일만 남았다.

"어어, 여봐요. 사진 찍지 마요."


노점상 주인이 좌판 사진 찍는 나를 보고 손을 훼훼 젖는다. 무슨 영업비밀도 아니고 불법도 아닐 텐데 이 노점상 주인이 좌판 사진 찍는 걸 불편해 하는 이유가 무얼까?

글쓴이 / 전국농민회총연맹 단양군농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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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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