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갑질대장 부인 "아들같은 마음으로 대했다"

박찬주 대장 부인 전아무개씨 ‘참고인’ 자격으로 군검찰 소환

등록 2017.08.07 10:44수정 2017.08.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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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7일 오전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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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인 군 검찰 소환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 전모씨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고등법원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군 검찰은 공관병에 대한 이른바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사령관과 그 부인을 차례로 소환해 수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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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인 군 검찰 소환 공관병에 대한 '갑질' 혐의로 형사 입건된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 검찰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 사령관의 부인은 공관병에게 아들의 빨래를 시키고 호출벨을 착용하게 해 '음식점의 종업원'처럼 버튼을 눌러 공관병을 호출, 공관 손님을 접대하게 한 혐의를 받고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아들같은 마음으로 생각하고 했지만 그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형제나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성실히 조사 받겠습니다."

'갑질부부'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 전아무개씨가 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며 밝힌 심경이다.

이날 검은색 차량을 타고 도착한 전씨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죄송하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러나 "썩은 토마토와 전을 병사들에게 던졌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며 자신의 갑질 행위를 강하게 부인했다.

전씨는 "본인을 여단장으로 생각하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절대 아니다"라며 박찬주 대장은 자신의 행위를 "모른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이번 갑질 행위의 핵심 인물이지만, 민간인이기 때문에 피의자 대신 참고인 자격으로 이번 군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남편인 박찬주 대장은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군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박찬주 대장의 부인, 어떤 갑질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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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인 군 검찰 소환 공관병에 대한 '갑질' 혐의로 형사 입건된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 검찰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 사령관의 부인은 공관병에게 아들의 빨래를 시키고 호출벨을 착용하게 해 '음식점의 종업원'처럼 버튼을 눌러 공관병을 호출, 공관 손님을 접대하게 한 혐의를 받고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지난 4일 국방부가 발표한 박 대장 부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과연 대한민국 군내 서열 3위의 육군 대장 부부가 한 행위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충격적인 갑질 행위가 이어졌다.

박 대장 부부는 박 대장이 3성 장군이었던 7군단장 시절부터 공관병들에게 팔찌 호출벨을 채워 수시로 공관병들을 불러댔다. 실제로 전역한 공관병 제보에 따르면, "(박 대장 부부가) 호출벨 한 번 누르면 조리병, 두 번 누르면 운전병이 오는 등 벨 누르는 횟수에 따라 누가 와야 하는지까지 정해 놓고 운용했다"고 밝혔다.

이뿐이 아니다. 박 대장 부인 전씨는 공관병들에게 수시로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 군인권센터가 6일 추가로 공개한 증언에 따르면 "(전씨는) 요리를 전공한 공관병에게 '너 같은 게 요리사냐?', '머리는 장식이냐? 머리를 뽑아다 교체해주고 싶다'"는 등의 폭언을 했다.

전씨는 또 공관병들을 세워놓고 칼로 도마를 세게 내리쳤으며, 공관병들에게 썩은 토마토와 전을 집어던지는 행위를 했다는 제보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매주 수요일에는 주방 대청소를, 목요일에는 집 전체 대청소를 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한 달에 한 번씩 공관 내 7∼8개에 달하는 냉장고 물품을 모두 꺼내 정리하게 하는 등 '공관병들을 결코 가만히 두지 않았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그러나 전씨는 이날 군검찰에 출석하며 "잘못했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모든 행위가 "아들같은 마음으로 생각하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무 장관, '갑질행위' 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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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인 군 검찰 소환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 전모씨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고등법원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군 검찰은 공관병에 대한 이른바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사령관과 그 부인을 차례로 소환해 수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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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인 군 검찰 소환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 전모씨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고등법원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군 검찰은 공관병에 대한 이른바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사령관과 그 부인을 차례로 소환해 수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사태가 심각해지자 군 당국도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7일 오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군 수뇌부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육·해·공군참모총장을 포함해 해병대사령관과 기무사령관 등이 참석해 박 대장 부부의 '갑질' 의혹으로 불거진 공관병 문제와 관련된 대책회의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이번 긴급대책회의에서 군 복무 중인 병사를 '노예병사'처럼 부리는 악습을 근절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송 장관은 지난 5일 육군 28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부당한 대우나 사적인 지시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날 긴급대책회의에서는 군 당국이 진행 중인 공관병 전수조사 방안도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 당국은 박찬주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파문을 계기로 공관병 운용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육군뿐 아니라 해·공군 공관병, PX 관리병, 휴양소 관리병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과연 박 대장 부부의 갑질행위가 군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군 검찰은 국방부가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한 지난 4일 박 대장을 형사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그러나 군인권센터는 6일 긴급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장이 폐쇄된 병영 내에서 직권으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신변 확보를 위해 긴급체포가 절실하다"며 "박 대장에 대한 압수수색 및 긴급체포 등 강제 수사를 실시하여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주 #갑질 #공관병 #갑질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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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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