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에 재생산, 없으면 직접 만드는 '이니굿즈'

'아이폰 출시 열기'가 우체국에... '이니 구두'는 아직 미출시

등록 2017.08.28 09:44수정 2017.08.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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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이니'와 상품을 뜻하는 '굿즈'가 합쳐진 '이니굿즈'는 '새로운 소비시장을 열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문재인 <타임>지'는 연거푸 품절됐고 해외직구바람까지 불었다. 문 대통령과 관련된 책에는 사진과 배지, 핸드폰 거치대 등의 마케팅 상품이 더해졌다. 판매되는 상품만으로는 부족해서 없으면 만든다는 정신으로 다양한 이니굿즈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석달 전 주간지가 아직도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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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가 실린 타임지가 해외잡지분야 판매 4위를 기록했다 ⓒ 홍성민


문 대통령을 표지에 등장시키고 당선 전 진행된 인터뷰를 수록한 5월 15일자 <타임> 아시아판은 인터넷 서점에서 품절사태를 이어갔고 취임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타임>지' 뿐만 아니다. 서점과 출판업계는 문 대통령과 관련된 책들을 마케팅 최일선에 내세우고 있다. 몇몇 인터넷 서점은 따로 이벤트 페이지를 두고 문 대통령의 저서 뿐만 아니라 추천서와 문재인 정부 인사의 저서, 김정숙 여사의 저서 종이책이 아닌 e-book(이-북)까지 모아놨다. 심지어 발간조차 안 된 책도 페이지에 올려 예약 판매를 하고 있다. 이니굿즈에 속하는 책들 상당수가 사회·정치 분류에서 판매량 상위를 차지하고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경우 문 대통령 관련 특정 책을 구매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와 핸드폰 거치대를 한정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다. YES24도 관련 도서 구매시 문 대통령이 나온 미공개 사진 엽서를 증정하고 있다. 이미 이니굿즈인 문 대통령 관련 도서에 다른 이니굿즈를 더한 이니굿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우체국에서 아이폰 출시?...입으면 '이니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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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9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나만의 우표) ⓒ 우정사업본부


지난 17일은 우체국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째를 맞아 제 1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현장 발매된 날이었다. 기념우표(500만장)와 소형시트(50만장), 기념우표첩(2만부)가 판매되었고, 기념우표첩은 1만2천부 추가생산에 들어갔다. 우체국 공식 이니굿즈에 다양한 사람들이 새벽부터 대기해서 우표를 구매했고, SNS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표를 구매한 사람들의 사진이 올라왔다.


일렬로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는 모습은 해외의 아이폰 발매와 한정판 게임 발매 행렬을 뛰어넘었다. 완판된 우표는 중고나라를 통해 적게는 2만 원, 많게는 20만 원까지 프리미엄이 더해져 팔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 번째 주말인 5월 13일 등산을 했다. 이때 착용한 등산복은 블랙야크의 'B가디언자켓'으로 일명 '문재인 등산복'이 되었고, 이니굿즈를 바라는 소비자의 바람을 감지한 블랙야크는 'B가디언 자켓'을 재출시 했다. 이 제품은 1시간 만에 모두 판매되었다.

문 대통령 팬 사이트 중 하나인 문덕('문재인 덕후'의 줄임말)에서는 굿즈 게시판을 따로 마련했다. 이곳에선 언론 사진과 영상에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이 입고 신은 등산복과 등산화, 반지, 구두에 대한 정보와 판매처 등을 알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반려묘 찡찡이가 함께 찍힌 사진을 보고 '고양이 화장실' 제품까지 찾아 상품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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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팬카페인 '젠틀재인'에서 스토리펀딩을 통해 2018년 달력 후원을 받고 있다. ⓒ 홍성민


없으면 만든다 '이니굿즈'

이니굿즈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시도가 늘어났다. 출판사에서 찍어낸 책이나 우체국에서 파는 우표를 사는 게 아니라 직접 굿즈를 만드는 사람이 생겨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팬카페인 '젠틀재인'의 한 유저는 '가진 굿즈가 없어서 하나 만들어 봤어요~'라는 게시글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퍼 토이 사진을 올렸다. 동시에 도안을 올려 누구나 다운받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흔히 손재주가 좋은 이를 일컫는 '금손'의 작품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달력을 매년 생산하듯 젠틀재인에서는 2년에 한 번 달력을 공동구매 해왔다. 굿즈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듯 카페 가입자는 늘어났다. 달력 공동구매 신청 게시글은 댓글 9999개 제한에 의해 추가 수요 조사글이 연거푸 답글로 달렸고 1만부 이상 주문이 쇄도했다.

500부 내외의 소규모 공동구매를 하던 달력에 대한 요구가 '1만부'를 넘기면서 젠틀재인에서 개발되는 이니굿즈는 다음카카오의 스토리펀딩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다음 스토리펀딩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 달력에 대해 9월 25일까지 1억 원을 목표로 후원을 시작했다.

이니굿즈 크라우드 펀딩은 개인이 소규모로 진행하기도 했다. 텀블벅이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만든 배지 후원을 진행했다. 배지는 '변호사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변호사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총 4종으로 두 대통령의 변호사 사무실 간판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다. 목표금액인 200만 원을 넘어 펀딩에 성공했고 수익금의 50%는 노무현 재단에 나머지 50%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으로 광복회에 기부되었다.

이 펀딩에 참여한 후원자는 배지 외에 '노무현·문재인 변호사 사무실 명함'까지 받았다. 일부 후원자는 "노무현 문재인 굿즈 마니아인데 이 굿즈만큼 멋진 게 없다"고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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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쓴 배지를 후원받고 있다. ⓒ 홍성민


문 대통령 애용했지만 이니굿즈 못 된 아지오

문 대통령이 애용했지만 아직 이니굿즈가 되지 못한 사례도 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밑창 닳은 구두를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이 구두가 청각 장애인들이 만든 수제 구두 브랜드 'AGIO'(아지오) 제품이었다는 점이 더해져 감동을 더 했다.

아지오는 2013년에 이미 폐업을 한 상태여서 새 구두를 살 순 없다. 그래서 이니굿즈가 되진 못한 상태다. 문 대통령의 팬 카페인 '젠틀재인'에서 700켤레 이상의 공동구매를 계획하고 수요조사까지 마쳤지만, 아직 이니굿즈가 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측은 '일회성 공동구매보다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드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야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단순히 아지오 구두 몇 백 켤레를 만들어 파는 것보다 청각 장애인들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수제구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아지오 구두를 다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문재인 구두'의 재생산이 결정되어 아지오의 구두 장인들이 다시 모일 수 있다면 이는 굿즈를 향한 열망이 사회적 참여로 확대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펀딩 #굿즈 #이니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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