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푸르지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사기계약'이라 한 까닭

[단독] "최신형 시스템 에어컨이라더니 7년 전 모델"... 대우건설 "계약서에 모델명 기재 안해"

등록 2017.09.01 10:28수정 2017.09.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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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기 안산 메트로타운 푸르지오힐스테이트 내부 모습, 최근 입주예정자들이 시스템에어컨 설치와 관련해 반발하고 있다.

경기 안산 메트로타운 푸르지오힐스테이트 내부 모습, 최근 입주예정자들이 시스템에어컨 설치와 관련해 반발하고 있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깜깜이 계약'으로 진행한 시스템 에어컨 때문에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분양 계약 당시 모델명을 정하지 않고 막연히 '최신형 에어컨'을 약속했다가 구형 에어컨을 도입하려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사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산시 메트로타운 푸르지오힐스테이트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최근 시공사와 공정위, 한국소비자원 등에 "시공사가 시스템 에어컨의 제품명을 기재하지 않고 계약을 맺은 뒤, 구형 에어컨을 설치하려 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대우건설(주간사)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메트로타운 푸르지오힐스테이트는 총 2040세대 규모로 지난 2015년 8월 분양을 실시했다. 분양 당시 세대 내부에 설치되는 시스템 에어컨은 유상 옵션(선택시 추가 구매)이었다.

유상 옵션인 에어컨, 구체적인 제품명 기재 않고 계약서 내밀어

당시 대우건설은 시스템 에어컨 설치시 추가 부담 금액을 290만~ 690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런데 분양계약서 등에는 시스템 에어컨의 제품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분양계약자들이 계약서에 서명할 당시 알 수 있는 정보는 제조사(삼성) 이름뿐이었다.

대우건설이 최근 시스템 에어컨의 모델명을 통보하자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설치 예정인 에어컨은 무려 7년 전인 2010년에 개발된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들은 대우건설이 말을 뒤집었다고 주장한다.

옵션 계약 당시 대우건설이 '2018년 입주시 최신형으로 들어간다', '모델명이 정해지지 않아 자세한 사양은 모르나 2018년 최신형으로 탑재될 것'이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주장이다.


"구두계약도 계약, 사기계약"... 대우건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할 것"

단지 입주 예정자인 홍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구두 계약도 계약이다. 에어컨이 최신형으로 들어간다고 말해놓고, 옛날 모델을 사용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기 계약"이라며 "다른 건설사들은 시스템 에어컨의 명칭을 정확히 기재하는데, 대우건설만 깜깜이 계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어 "대우건설에 항의하니, 2010년에 개발됐지만 올해 생산된 모델이라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라며 "자기네(대우)들은 전혀 문제가 없고 취소해줄 테니 (계약취소) 위약금을 내라고 하더라"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우건설도 계약 당시 구체적인 사항을 알리지 않은 부분은 인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당 단지의 주택형이 10개가 넘고, 주택형 별로 가격이 달라져 계약 당시 모델명을 넣지 않았다"라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시스템 에어컨 계약시 모델명을 넣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1차적인 책임은 계약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건설사에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알고 계약서에 서명한 분양 계약자들의 책임도 있을 수 있어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식 한국소비자원 부장은 "시공사는 계약 내용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면서 "계약자들도 계약 내용을 잘 확인하고 서명했어야 했기 때문에, 최종적인 판단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나 법원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시스템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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