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 참가한 집회, 이제 우리는 촛불의 힘을 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촛불혁명 1년... 무엇이 달라졌을까

등록 2017.10.29 20:52수정 2017.10.29 20:52
8
원고료로 응원
a

촛불혁명 1주년 2017년 10월 28일, 광화문 광장에 촛불이 다시 켜졌다. ⓒ 김성준


10월 28일, 광화문 광장에 촛불이 다시 켜졌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29일 시작된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 것이다. 6개월 만에 다시 켜진 이 촛불은 쌀쌀했던 날씨를 따뜻하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1년 전 오늘, 나는 이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생애 첫 집회에 참여했다. 바로 눈앞에서 시민과 경찰의 대치를 지켜보며 두렵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변화가 꼭 있을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촛불집회는 올해 4월 29일까지 총 23차례, 약 6개월간 지속되었다.

그리고 광화문을 지켰던 이 1700만 개의 촛불은 우리나라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그렇게 내가 1년 전 광화문 5번 출구를 나오면서 들었던 국민들의 뜨거운 외침,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오늘날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라, 사회대개혁 실현하자'로 바뀌었다.

이제 우리는 모두 촛불의 힘을 안다

a

'박근혜 퇴진' 외친 100만 촛불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지난 2016년 11월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십만의 참가자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1년 동안 무엇이 바뀌었을까?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은 이름 대신 수형번호 숫자와 '게이트'라는 단어가 붙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던 언론의 노동자들은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언론개혁을 이루기 위해 힘껏 맞서 싸우고 있다. 이처럼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박근혜·이명박 정권 9년 동안의 실수와 잘못은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고 적폐 청산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이날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 공동대표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 요구는 박근혜 한 사람의 퇴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특권과 반칙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해온 체제의 퇴진을 의미하는 거였다"라며 "한국 사회의 대개혁은 박근혜·이명박 정권에서 쌓아놓은 적폐 청산에서 시작돼야 한다"라고 외쳤다. 우리가 꼭 완수해야 할 적폐 청산, 촛불의 힘이 다시 필요하다.

촛불 혁명 이후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조금씩 변화를 이끌어 내고는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철회, 언론 개혁 완수, 세월호 2기 특조위 설치 등 이날 나온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 역시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오후 9시 조금 넘게까지 진행된 이번 촛불집회 1주년 기념행사 자리에 함께 하면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난 1년 동안의 변화에 나는 무엇을 했을까'라고. 1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느꼈던 뜨거운 감정들을 그냥 식힌 채 놔두지는 않았는지. 개인적인 일들을 핑계로 아예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닌지. 많이 반성이 되었고 후회가 되었다. 보고 느끼고도 가만히 있는 것, 그때부터 잘못의 책임은 우리에게도 생긴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촛불의 열망과 기대,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뜻을 앞세우겠습니다. 국민과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탄생을 이끈 촛불 집회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촛불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확실히 느꼈을 것이다.

2016년 10월 29일 광화문을 밝혔던 촛불은 1년 후 6만 명을 통해 다시 환하게 켜졌다. 이제 우리 모두는 촛불의 힘을 안다. 더 나은 대한민국, 더 멋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촛불은 항상 대기 중이다.  

"촛불은 계속된다."

a

지난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 1주년 집회 '촛불은 계속된다'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촛불집회 #촛불혁명 #광화문광장 #촛불 #1주년

AD

AD

AD

인기기사

  1. 1 80대 아버지가 손자와 손녀에게 이럴 줄 몰랐다
  2. 2 "은혜 모른다" 손가락질에도... 저는 부모와 절연한 자식입니다
  3. 3 "알리·테무에선 티셔츠 5천원, 운동화 2만원... 서민들 왜 화났겠나"
  4. 4 "이재용은 바지회장"... 삼성전자 사옥앞 마스크 벗고 외친 젊은 직원들
  5. 5 "내 연락처 절대 못 알려줘" 부모 피해 꽁꽁 숨어버린 자식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