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산3동을 가로지르는 큰길을 글자 ‘울’로 디자인한 초대장. 뒷면에는 ‘울’에 대한 기대와 소망의 말을 적는 란을 만들었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2006년도부터 현재까지 배움터경당 근처 비산초등학교 후문 건널목에서 매일 아침 교통지도를 하는 문수곤 안양시의원은 "아침 교통지도를 할 때 배움터경당 학생들이 행복한 얼굴로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해 준다. 덕분에 배움터경당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 날은 더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더욱 더 숨쉬고, 이 길을 따라서 비산3동 지역 주민이 소통과 친목을 다지는 마을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 인사를 했다.
문 의원은 행사장에서 이렇게 오래 있어 보기는 처음인 거 같다고 했다. 의정활동을 하면 많은 행사를 다니게 되어서, 보통 20분 정도 앉아 있다가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한 시간 넘도록 앉아 있었다면서 개장식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개원중학교 나승표 교장은 "'울'이 따뜻한 양털의 느낌도 나고, 울 엄마나 울 아빠 할 때의 느낌도 난다. 초대장 디자인의 울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한반도의 모습이기도 한 거 같다. '울'의 걸음이 전국적인 하나의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개장식을 마치면서 최봉실 대표는 "'울'의 디자인을 한반도 모양이라고 해 주셔서 기쁘다. 서로 달라서 만날 수 없다는 사람들의 생각과 경계를 허무는 데 힘을 냈으면 좋겠다. 분단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한반도가,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는 그날까지 '울'을 새기면서 공간들을 가꿔 나가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울'은 11월 13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평상시에는 아나바다 매장으로 운영되고, 공연을 하거나 모임을 하거나 전시를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려진다. 매장을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가구와 물건을 새 걸로 장만하려 했다. 새로운 것을 사려던 고민도 잠시, 아나바다 매장의 취지를 살려서 인테리어 기본 골격 외에는 쓰던 물건, 같이 나누고자 하는 것들로 공간을 채워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증한 물건으로 공간을 꾸미겠다는 뜻을 알리자, 일산·강남·분당, 심지어는 포항에서까지 냉장고, 테이블, 쇼파, 행거 등 기증의 손길이 이어졌다. '울'은 언제든 기증을 환영한다.
'울'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위치한다. 바로 앞 정류장은 앉아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래서 매장 앞 데크를 마을 주민들이 버스를 기다릴 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고, <혼불>에 나오는 '체리암(滯離巖)'이라 이름했다.
(관련 기사 : '나는 세 아이의 엄마다') <혼불>의 '체리암'은 손님이 왔다가 돌아갈 때 마지막까지 배웅을 하는 곳으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는 만남의 공간이다. '울'은 이 공간을 돈을 내야만 쉬는 공간이 아니고, 차도 마시고 책도 보고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일궈 가려고 한다.

▲ ‘아나바다·복합문화예술공간 울’ 개장식을 마치고 함께한 이들과 찍은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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