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 껍질을 접어 만든 필통 봉지 껍질을 접어 만든 필통 / 모든 과자봉지 껍질이 이렇게 자원순화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고금숙
그다음으로는 '생활폐기물 연료화 시설'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동안 폐비닐의 90%는 발전소의 고형연료(SRF)로 사용되었다. 어차피 버릴 거 태워서 에너지라도 얻어보자는 마음이야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실용주의'의 화신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이후 고형연료 규제가 풀리더니 폐기물 연료가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기에 이른다. 현재 폐기물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는 태양광, 풍력발전처럼 국가 보조금을 받는다. 2016년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의 80%를 고형연료가 차지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폐기물을 태우는 시설인바, 발전소가 들어서는 지역마다 민원과 반대가 들끓었다. 혹시나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나올까 걱정되는데 미세먼지까지 발생시킨다고 하니 누가 좋아할까. 집에서 고등어만 구워 먹어도 미세먼지가 나오는데 폐비닐을 태우는 발전소가 예외일 리는 없다. 이렇게 되자 환경부는 생활폐기물연료화 시설의 규제 강화, 폐기물과 바이오매스 에너지 보급률 하향 조정,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가중치 조정을 발표한다.
생활폐기물 연료화 업계로서는 망조도 이런 망조가 없을 것이다. 그들로서는 '재활용 대란' 어쩔 거냐, 폐비닐, 스티로폼 등은 이제 중국도 안 받아주고 갈 곳이라고는 오로지 생활폐기물 연료화 시설뿐이다, 우리가 처리할 테니 기준을 완화해달라, 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이겠지.
"지금 봐요, 규제를 강화하자 폐기물 연료의 판로가 막혀 갈 곳이 없잖아요. 출구를 열어달라고요!" 그러나 미세먼지 오염이나 발전소가 들어서는 입지의 환경정의 문제 등을 고려해 볼 때 폐기물 연료 시설의 기준 강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업체들도 이를 위한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는 쓰레기 버리는 것만큼이나 폐기물 연료시설이 어떻게 되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봐야 한다. 이미 벌써 현장에서는 '폐기물 연료화' 시설에 대한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답정너 #제로웨이스트 한시적으로는 아파트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아파트 쪽에서 계약금을 낮추거나 지자체나 환경부에서 이 업체들을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 다들 정부 탓, 환경부 탓, 중국 탓을 하지만 아파트가 '쓰레기 대란'을 풀 수 있는 단기적인 해법 중 일부를 가진 셈이다. 계약가 격을 조정해주시라. 그래야 쓰레기가 처리될 수 있다. 서울시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대책에 나선다고 한다.
이제 지자체와 환경부는 재활용 쓰레기를 석윳값에 좌지우지되는 민간 수거업체와 시장에만 맡겨놓지 맡고 공적인 쓰레기 관리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석윳값이 떨어져도 재활용 업체들이 살아남아 우리의 쓰레기를 생활로, 자연으로 되돌려준다.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럽처럼 플라스틱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2030 로드맵 마련을 마련하고, 현재 쓰레기 처리비용의 30%에 불과한 종량제 봉투 가격을 올리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부과금을 올리고 웬만한 제품이 모두 이에 포함되도록 확대해야 한다. 과대포장 기준을 높이고 재활용을 방해하는 제품과 재질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재활용 쓰레기 대신 국내 제품이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덜 쓰고 덜 버리는 생활 속 실천, 지구에 임팩트를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자. 너무 밋밋하고 재미없게 들린다면 '단순하게 살기', '미니멀리즘', '소박한 삶', '자연주의'를 직접 구현하는, 트렌드세터 쯤으로 자신을 생각해도 좋겠다. 예를 들어 나는 텀블러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스댕' 빨대를 꽂아 마시며 '미닝아웃'을 뽐낸다. 또한 과대포장하거나 재활용하기 힘든 제품에는 돈을 안 쓰기 위해 노력한다.

▲텀블러+스댕빨대 텀블러에 스댕빨대를 꽂아 마신다.
고금숙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분리수거 하는 것이다. 왜 재활용 업체가 수입된 재활용 쓰레기를 사용하고 국내에 쌓여있는 재활용 쓰레기는 안 받겠다고 하는지 분리수거 함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간다. 정말이지 오염된 쓰레기가 많다.
이번 달부터 나는 스스로를 재활용 선별업체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는 생각하며 분리수거를 하기로 했다. 비닐봉지에 붙은 종이라벨을 가위로 잘라내고, 김 자반이 묻어있는 기름진 봉지는 잘 씻어서 말리고, 택배 종이상자에 붙은 라벨과 테이프를 뜯어낸다. 이제 손톱은 너무 짧게 자르지 않는 게 좋겠다. 라벨 뜯을 때 힘들다.
*환경부 분리수거 방법 카드뉴스 보기 https://bit.ly/2qpi1ev

▲비닐의 종이라벨 벗기기 잘 뜯어지지 않는 종이라벨 부분은 가위로 잘른다. 종이와 비닐의 재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금숙

▲비닐봉지 씻어서 말리기 비닐봉지 내부를 물로 세척해 깨끗이 씻어말린다.
고금숙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잘 되는 제품을 만들고 제품의 과대 포장을 줄이는 것이다. 이번 '쓰레기 대란'에서 가장 욕을 안 먹는 곳이 바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다.
페트병을 예로 들어보자. 도대체 왜 뚜껑은 그렇게 크게 만들고, 접착제로 라벨을 붙여놔서 깨끗이 뜯어지지도 않고, 색깔과 점도가 다 다른지 알 수가 없다. 일부러 재활용을 방해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것 같다. 일본의 경우 페트병 라벨은 접착제를 쓰지 않고 라벨 분리선이 있어 쉽게 라벨을 제거할 수 있다. 무색, 갈색, 녹색만 사용하므로 재활용을 해도 질이 낮아지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과일을 보호하려고 깔려있는 '난좌'의 경우 스티로폼과 재질과 달라서 재활용이 안 되므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왜 이것만 스티로폼 재질이 아니라서 헷갈리게 하는지. 어떻게 버리라고 가짜 가죽으로 주류 선물 세트를 만들어 파는지,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두루두루 유해한 PVC 플라스틱이 명품 비닐 백부터 어린이 장난감까지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이 모든 것들에 화가 난다.
사람도 물건도, 막 쓰다 버리지 맙시다

▲페트병에 사용된 라벨 접착제 페트병에 사용된 라벨 접착제, 라벨을 뜯어보면 빨간 부분의 라벨이 페트병 본체에 끝끝내 붙어있다. 재활용하려면 라벨을 제거해야 한다.
고금숙
'쓰레기 덕후'들이 바라는 바는 하나다. 인간도, 물건도 한번 쓰고 버려지지 않은 세상. '쓰레기가 되는 삶들'을 만드는 사회는 슬프고 악랄하고 지속가능하지 않다. '쓰레기가 되는 삶'의 반대말은 #제로웨이스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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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쓰레기쿠스, 알맹상점 / 수리상점 곰손 운영자,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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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후들은 기도합니다 "쓰레기 대란, 안 끝났으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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