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3년 만에 졸업, 파견법은 20년째... 노동자만 고통"

충남 노동단체 '불법파견119' 개소 "파견법 파견의 마중물이 되겠다"

등록 2018.07.05 12:02수정 2018.07.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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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5일 충남도청에서는 '불법파견 119'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5일 충남도청에서는 '불법파견 119'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재환


노동자들은 파견업체와 협력업체란 이름으로 기업에 팔려 나간다. 기업은 직접 고용으로 인한 부담, 즉 고용과 해고 문제를 파견업체에 떠넘긴다. 대기업 입장에서 볼 때 파견노동자들은 노동력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을 중의 을'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송곳>은 파견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물론 파견 노동자들의 현실은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5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불법파견119' 사업단의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파견법을 시행한 지도 20년이 흘렀다. 각계에서는 파견법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단체는 "외환위기를 겪은 지난 1998년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다"며 "파견 노동은 한국자본주의의 폭력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양산된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 중의 한 유형"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파견법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오히려 불법과 편법의 간접고용을 더욱 확산시켰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단체에 따르면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아산비정규직지원센터, 금속노조 법률원 등은 지난해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충남 천안•아산 지역 104개의 파견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단체는 "실태 조사 결과 등록된 파견업체는 불과 7.9%에 그쳤고, 92.1%는 미등록 업체로 파악되었다"며 "업종별로는 자동차 업종이 가장 많았고, 전기전자, 식품, 화장품 등 기타 제조업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현성 아산비정규직지원센터 정책국장은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불법 파견문제"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기가 쉽고, 고용 부담이 적다는 이유 때문에 파견노동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용민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장은 "파견법은 IMF 때 만들어진 법이다. IMF는 정작 3년 만에 졸업했는데, 파견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파견 노동자들은 아직도 고통 받고 있다"며 "불법 파견업체 노동자들은 심지어 자신이 불법적으로 고용되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단체는 이날 "파견노동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파견법 파견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카카오톡 채팅방에 '불법파견119'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 "좀 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 이메일(cnbulpa119@gmail.com)로도 연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불법파견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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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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