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학 '안희정 무죄 규탄' 역풍…학내 반발에 사퇴

"학내문제와 무관" 비판 직면…페미니스트 강연 주선 등도 논란

등록 2018.08.30 17:33수정 2018.08.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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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성(性) 관련 사안으로 논란을 빚어온 서강대 총학생회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을 비판했다가 학내 반발에 부닥쳐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했다.

30일 서강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중운위는 총학생회장 및 부총학생회장 사퇴와 회장 직무대행이 임시 의장을 맡는 안건을 지난 28일 의결했다.

총학생회장단 사퇴는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 발표에서 비롯됐다.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총학 명의로 '한국의 사법 정의는 남성을 위한 정의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이 글에서 총학은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이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기만"이라며 "사법부가 마치 안희정 측의 또 하나의 변호인단 같았고, 정의를 위해 고뇌하는 사법부의 고민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총학은 안 전 지사를 고소한 김지은 씨의 입장문을 인용하며 "서강대 총학생회는 연대의 물결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학내의 연대는 얻지 못했다.

이 성명 발표 이후 서강대생 커뮤니티에서는 오히려 총학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학생들의 비판은 "총학이 학내와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함부로 한다", "학생회가 아니라 여성학회에서나 낼 법한 내용", "선거 때는 비운동권으로 나왔다가 당선 후 운동권처럼 활동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급기야 성명을 작성한 당사자가 누군지 밝히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사퇴한 서강대 총학생회가 성(性) 관련 사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 주선을 시도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취소한 바 있다.

총학생회의 7월 퀴어 퍼레이드 참가를 두고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학생은 "서강대는 가톨릭 계열 학교임에도 성소수자 동아리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개방적인 분위기"라면서도 "학생사회 전체를 대표해야 할 총학생회가 특정 사안을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반발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j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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