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 침략 관련 비상 대책 연석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김재원 의원의 음주 심사 논란이 인 다음날인 8월 2일. 이날 오전 일본 정부는 각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히 국무회의를 소집해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단히 무모한 결정"이라면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후 논란이 되는 기사 하나가 나옵니다. 3일 자정 <더팩트>의 <[단독] 이해찬, 日 백색국가 제외 직후 '일식집'서 '사케' 오찬> 기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매체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한 직후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사케를 곁들인 오찬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전에는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일본에 분노를 쏟아내놓고 점심에는 '일식집'에서 '사케'를 반주로 곁들였다고 알렸습니다. 일종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프레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 국민적 단합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중적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처신을 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김현아 한국당 대변인은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바로 당일, 일식집에서 그것도 사케까지 곁들이며 회식을 했다고 한다"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연일 반일, 항일을 외치며, 국민에게는 고통조차 감내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이렇게 이율배반적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주는 집권당의 실체가 아닐 수 없다"라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이후 민주당은 "이 대표가 마신 술은 국내산 청주인 백화수복"이라면서 "사전에 예약된 식당에 약속대로 방문해 국내산 청주를 주문한 것을 비난하는 두 사람(김현아, 김정화)의 논리는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리 국민은 다 망하라는 주문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맞섰습니다.
김재원과 이해찬, 공통점과 차이점
김재원-이해찬 두 사건의 공통점은 '업무 시간에 음주'라는 데 있습니다. 김재원 의원은 정부 추경안 심사 중 간사간 중재를 해야 할 입장에서 술을 마셨고, 이해찬 대표는 근무일 점심시간에 음주를 했지요. 5일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무얼 먹었든지 간에 비상시국에 낮술 먹은 거나 추경심사 도중 술이 만취된 거나 똑같다."
그런데 말입니다. 두 행위를 두고 똑같이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정부여당이 '반일-극일'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점심에 '사케'(청주)를 마셨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반면, 김재원 의원은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100일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예산을 조율해야 하는 당일 지나치게 많은 술을 마셨습니다.
더욱이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예산(경북 의성 쓰레기산 방치 폐기물 처리)은 증액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예산은 18억 원이었지만 심의 과정에서 81억3000만 원을 따냈다고 알렸습니다.
어쨌든 이슈의 흐름을 보면 '김재원 음주 심사' 논란은 '이해찬 사케' 논란으로 덮였습니다. 일종의 물타기가 이뤄진 셈이죠.
공교롭게도 많은 언론들은 김재원 의원과 이해찬 대표의 사례를 엮어서 '장군 멍군'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과연 맞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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