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울타리에 핀 개나리
이무완
'참'이 붙은 말, '개'가 붙은 말
참꽃처럼 앞가지 '참-'이 붙은 말들이 여럿 있다. 참가자미, 참개구리, 참게, 참나리, 참깨 같은. 동물이나 식물 이름 앞에 붙은 경우엔 대개 기본 품종임을 나타낸다. 참흙, 참젖 할 때는 품질이 뛰어나다는 뜻을 더하고, '진짜'라는 뜻을 보태기도 한다.
한편 앞가지 '개-'는 '산에 들에 저절로 자라난, 질이 떨어지는, 비슷하지만 다른'이란 뜻을 보탠다. 개살구, 개양귀비, 개복숭아, 개두릅, 개머루, 개비름, 개꽃, 개다래, 개떡, 개먹, 개나리를 생각해 보면 한결 쉽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밝혀둘 것은 참나리의 상대말인 '개나리'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나무가 아니라 나리과(백합과)에 드는 풀이다. 이때 개나리에 붙은 '개-'는 산에 들에 저절로 자라났다는 뜻이다.
그러면 "나리나리ㅡ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종 종 종 봄나들이 갑니다"(윤석중 작사)에 나오는 개나리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영문 이름도 'Gaenari'(개나리)다. 달리 '코리안골든벨트리'(Korean goldenbell tree)라고도 한다. 꽃이 나리꽃을 닮고 흔해서 '개나리'가 되었을지 몰라도 오랜 세월 씨앗 없이 줄기나 가지를 꺾어 이곳저곳 옮겨 꽂아 뿌리 내리게 한 탓에 열매가 없단다.
▲ 참꽃과 개꽃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
국립국어원
말을 잃으면 문화도 사라진다
'참꽃'은 우리 곁에서 알게 모르게 사라지는 말 가운데 하나다. 표준어 교육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참꽃, 개꽃, 연달래, 넌달래'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은 해가 더할수록 사라져 이제는 너나없이 '진달래, 철쭉'으로만 쓰는 세상이 되었다. 교육의 이름으로 지역 말을 금 밖이 아니라 아예 벼랑 끝으로 몰아왔다.
물론 참꽃, 개꽃도 사전 올림말이긴 하다. 그러나 풀이를 보라. "먹는 꽃이라는 뜻으로 '진달래'를 개꽃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만 적어놨다. '진달래'를 찾고 '개꽃'을 다시 찾아야만 뜻을 온전히 알 수 있다. 말을 잃으면 그 말로 일구어낸 문화도 시나브로 사라지고 만다.
▲ 철쭉 <훈몽자회>
최세진
군말 한 마디: 진달래의 말밑
말난 김에 '진달래'의 말밑을 한번 찾아본다. <훈몽자회>(1572)에서는 '躅'(머리에 艹가 있는 한자, 텩툑 툑)을 다음과 같이 풀었다.
一名羊蹢躅又謂진ᄃᆞᆯ의曰山蹢躅 (일명양척촉우위진ᄃᆞᆯ의왈산척촉)
(풀이: '텩툑'(철쭉)은 양척촉'이라고 하고, '진ᄃᆞᆯ위'는 '산척촉'을 말한다)
말하자면 '텩툑'(철쭉)은 '양척촉'이라고 하고 '진ᄃᆞᆯ의'(진달래)는 '산철쭉'을 말한다고 풀어놓은 셈이다. 이때 진ᄃᆞᆯ의는 '진+ᄃᆞᆯ의' 꼴로, 'ᄃᆞᆯ의'는 고려가요인 <동동>에서 볼 수 있다. "3월(三月) 나며 개(開)ᄒᆞᆫ 아으 만춘(滿春) ᄃᆞᆯ욋고지여 ᄂᆞᄆᆡ 브롤 즈ᅀᅳᆯ 디뎌 나샷다. 아으 動動다리"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때 'ᄃᆞᆯ욋곶'을 학자들은 진달래로 본다. 진ᄃᆞᆯ의는 'ᄃᆞᆯ욋곶' 가운데 '진짜 돌욋곶'이란 뜻이 아닐까. '곶'은 '꽃'의 옛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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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과 글쓰기 교육, 어린이문학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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