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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피한 비둘기 ⓒ 이경호
▲ 비 피한 비둘기 ⓒ 이경호
숲이나 하천의 새들은 비를 피할 곳을 찾지 못한다. 새들은 대부분 비를 맞으며 조용히 쉬곤 한다. 깃털 자체가 방수 역할을 하고, 매일 바르는 기름으로 비에 잘 젖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하게 방수가 되지 않아 비를 피할 장소가 있다면 적당히 피하는 것이 도움 된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그런데 도시에서 완벽하게 비를 피하는 비둘기를 만났다. 동네 식당 그늘막(어닝) 아래서 비를 피해 쉬는 흰색의 비둘기를 보니 다른 새들은 가을비를 잘 피하는지 궁금했다.
비 때문인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치지 않았다. 소나기가 오면 처마 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에 만난 비둘기에 잠시 과거 처마가 있던 집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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