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 준수사항 위반한 13살 촉법소년이 처벌 받은 이유

등록 2021.10.20 18:09

수정 2021.10.20 18:11

A군은 13살 촉법소년이다. 4살 때 부모가 이혼한 후 조손가정에서 성장했다. 조모가 건물 청소를 해서 버는 수입과 정부 보조금으로 월세 단칸방에서 생활한다. 중학교생인 A군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가출과 결석을 반복했다. 밤새 거리를 배회하던 A군은 친구들과 함께 편의점에서 담배와 과자를 훔쳤다.

법무부 인천준법지원센터(인천보호관찰소)는 10월 한 달간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한 집중 지도·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준수사항을 위반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원으로부터 구인장을 발부받아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다. 10월 들어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 및 소환 불응, 상습 가출 등 준수사항 위반자 5명을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유치하고 법원에 보호처분변경을 신청했다.

지난 19일 보호관찰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유치한 A군은 조사 결과 주거지 상주의무를 위반하고 가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준수사항 위반에 대한 엄중 처벌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는 특수절도로 소년부 송치된 A군에게 보호처분 중 5호 처분(보호관찰 2년)을 결정했다. 조모의 보호력이 미약하고 불량교우 단절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야간외출제한 명령 3개월을 부가 처분했다. A군의 집에 유선 전화기를 설치하고 야간 특정시간대(22시~6시)에 음성감독 전화가 수차례 가도록 지정해놓으면, A군이 직접 전화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야간외출제한 명령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촉법소년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여 가정과 학교생활에 충실하도록 지도하기 위해 도입한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범 방지대책이다.

처음 한 달 동안 야간전화를 받기 위해 야간에 외출이나 외박을 하지 않던 A군은 결국 친구들의 유혹을 거절하지 못하고 새벽에 집을 나갔다. 친구들과 함께 동네 선배에게서 돈을 주고 빌린 오토바이를 몰고 다녔다.

담당 보호관찰관이 수차례 경고장을 발부했음에도 불구하고 A군은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계속해서 위반하고 새벽까지 돌아다녔다. 보호관찰관은 법원에 구인장을 신청해서 A군의 신병을 확보했고, 유치 허가를 받아 A군을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유치했다.

A군은 3~4주 동안 자유를 박탈당하고 소년분류심사원에 수용되어 분류심사를 받은 후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 성인들이 집행유예 기간 동안 재범하면 다시 구치소에 수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다.

담당 보호관찰관은 A군을 보호관찰 처분했던 판사에게 보호처분 변경 신청을 했다. 보호관찰 기간 중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재범한 A군에게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인 소년원 처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이법호 인천준법지원센터 소장은 "코로나 19 감염병 확산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밀도 높은 보호관찰 지도·감독을 실시하고,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위반하는 청소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청소년의 비행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법무부 보호직 공무원입니다.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