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이 바위' 때문에... 전국의 사진가들이 태안에 옵니다

낙조 풍경이 아름다운 곳,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

등록 2021.11.02 14:38수정 2021.11.03 08:57
0
원고료로 응원
서해에는 3곳의 낙조 명소가 있다. 강화도 장화리와 변산 부안의 채석강·적벽강 일원 그리고 안면도 꽃지 할미·할아비바위가 대표적인 노을 명소이다. 서해안 노을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여기 3곳이 서해안에서 손꼽히는 유명 낙조 장소로 알려져 있다.

안면도 꽃지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노을은 태안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풍광 중 으뜸으로 꼽힌다. 누구나 공감하는 서해안의 대표 낙조 감상 명소이다. 명승 제69호로 지정될 만큼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기도 한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충남 안면도 꽃지 할미 할아비 바위 모습 ⓒ 한정환

   
안면도 꽃지 할미·할아비바위 앞에 서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된다.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아니더라도, 사진을 찍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모습을 연출한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에는 화폭에 검게 수묵화를 그린 듯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안면도 꽃지 할미·할아비바위'

꽃지 할미·할아비바위는 날씨에 따라서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인다.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그 모습이 수시로 변한다. 만조 때와 간조 때도 마찬가지이다. 만조 때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두 개의 섬으로, 간조 때는 메마른 강물처럼 바닥을 훤히 드러내는 요술 방망이와도 같은 바위이다.

물이 빠진 썰물 때는 신비한 바닷길이 열려, 금슬 좋은 노부부가 두 손을 꼭 잡고 육지로 걸어 나오는 모습처럼 보인다. 사진을 찍으면 찍을 때마다 수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그래서인지 노을 하면 안면도 꽃지 할미·할아비바위를 대부분 연상한다. 해수욕장 백사장보다 유독 여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 왼쪽의 할미바위와 그 옆의 큰 바위인 할아비바위에 대한 유래가 조금은 슬프고 애절하다. 통일 신라 제42대 흥덕왕(826-836) 때 안면도 기지 책임자로 승언장군이 파견되었는데, 미도라는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다.

그러던 중 군선을 이끌고 북쪽으로 진군하라는 명령이 장군에게 내려진다. 승언장군은 사랑하는 아내와 작별 인사를 하고 전쟁터로 떠난다. 전쟁터에 나간 남편이 몇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미도부인은 여기 작은 바위 위에서 수십 년을 기다리다 죽고 마는데, 이 바위를 할미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구름이 잔뜩 낀 안면도 방포 방파제 모습 ⓒ 한정환

   
그 후 어느 날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천둥소리가 하늘이 깨질 듯 나더니, 할미바위 앞에 큰 바위가 우뚝 솟았는데 이를 할아비바위라 부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서해 낙조의 뛰어난 경관적 가치 외에도 금슬 좋은 노부부의 전설 등 민속적 가치까지 특별한 의미를 더해 명승지로 선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꽃지는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나 붙인 이름이다.


꽃지해수욕장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지난 2013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선정 발표하는 '한국관광 100선'에도 안면도가 5회 연속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의 관광여행정보 사이트 CNN-GO가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꽃지해수욕장이 포함돼 그 위상을 짐작게 한다.

꽃지 할미·할아비바위 덕분에 더 유명해진 방포꽃다리
 

아치교 형식으로 지어진 방포꽃다리는 꽃지 할미·할아비바위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 충남 안면도의 꽃지와 방포해수욕장 사이를 넘어가는 보행자 전용 교량이다. 평범한 이 다리기 할미·할아비바위의 유명세 덕분에 일약 안면도 꽃지해변의 스타로 부상했다.

저녁노을이 질 때면 여기 방포꽃다리 위에는 많은 사진작가들과 관광객이 모인다. 꽃지 할미·할아비바위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카메라 앵글에 담기 위해서다. 반대로 꽃지해변에서 방포꽃다리를 배경으로 저녁노을에 비친 바다 물결 등을 담아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다.
  

꽃지 할미·할아비바위 덕분에 더 유명해진 방포꽃다리 ? ⓒ 한정환

 
명승지로 지정된 이곳에도 되뇌고 싶지 않은 악몽 같았던 사고 현장이 있었다. 2007년 12월에 발생했던 태안 기름 유출 사고다. 당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한동안 뉴스의 중심에 있었던 곳이다. 이곳 안면도를 비롯한 태안 앞바다는 기름 유출로 검은색 물결이었다.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태안군민들에게 심각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안타까운 소식이 매스컴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되자, 자원봉사자 물결이 꾸준히 이곳으로 이어졌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회복 불가능이라고 전망하던 태안 앞바다를, 사고 발생 후 10년도 채 안 되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다.

전국에서 모여든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가능했다. 죽음의 바다를 생명의 바다로 다시 되돌린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한 현장을 다시 찾아와 보니 감회가 새롭다. 해양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산27번지(꽃지 할미·할아비 바위)
- 입장료 및 주차료 : 없음
#꽃지 할미·할아비 바위 #명승 제69호 #방포꽃다리 #충남 안면도 #꽃지 할미·할아비 바위 저녁노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