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의견 묻기도... '달그락' 활동 뒤 많이 변했다"

전북 군산의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 청소년들 모여 적극적 사회 참여 활동 펼쳐

등록 2022.06.09 12:03수정 2022.06.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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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청소년친화정책 프로젝트 추진위원회가 평가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오성우

 
"달그락청소년친화정책 프로젝트 활동을 하며 (선거)후보들 공약을 공부하는 제 모습을 본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시더라. 오히려 부모님이 저를 따라가겠다고 의견을 알려달라고까지 하시는 걸 보고, 많이 변화했구나를 느꼈다."

지난 3개월간의 프로젝트 활동을 총 정리하고 평가하는 평가회의의 변화 평가에서 나온 김혜린 추진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달그락청소년친화정책 청소년추진위원회(이하 달추위)에 참석해 활동해왔다. '청소년자치연구소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은 전북 군산에 위치해있으며, 나는 이곳의 활동가로 청소년 자치활동을 지원하며 지난 3개월여 간의 활동을 지켜봐왔다.

이외에도 다른 청소년들은 달그락 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대해 느끼는 효능감, 자신감, 발표력, 소통 능력, 질문 기술 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청소년 주도의 사회참여활동으로 개인의 역량 뿐 아니라 청소년의 주변 체계들도 변화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주도적인 청소년의 사회참여활동을 목도한 성인들은 청소년을 시민으로 자연스럽게 인정했고, 대등하고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존재로서 관계함을 알 수 있었다.

달그락의 청소년 정책 참여 활동은 청소년자치연구소와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 달그락이 탄생한 2015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다. 활동의 특징은 정책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자치기구 활동을 통해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다듬고 만들어서 지역에 계속 공유한다는 데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전문가와 이웃들이 이 과정에 함께 참여한다.

조금 더 원활한 2022 달그락청소년친화정책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해 달추위가 조직되었고,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활동 전반을 기획하여 운영했다. 주요한 활동으로는 청소년 우선순위 정책 설문조사, 달그락 청소년 참여 포럼, 지방선거 후보자 인터뷰와 초청방송, 정책 실현 약속식 등이 있었다.

전북 교육감, 도지사 후보와의 방송에서 추진위원회 청소년, 성인 대표들은 패널로 참여하며, 청소년 및 교육, 문화, 복지, 경제, 인권, 안전, 환경, 진로 등의 영역에서 관련 질문 및 제안을 했다. 군산시장 후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진행을 하거나 질문 등을 주도했고, 달그락 청소년 기자단 'Aspect'는 취재 후 <새전북신문>에 보도를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6일 개최된 달그락 청소년 참여포럼에서는 20여명의 청소년, 지역 전문가들이 모여 당사자 중심의 청소년 제안 정책을 만들기 위한 토론과 토의 과정을 거쳤다. 5월 14일, 21일에는 전라북도 도지사 김관영, 조배숙 후보를 청소년자치연구소에 초청하여 달그락 청소년 10대 정책제안서를 설명하면서 이를 공약에 반영시켜줄 것을 제안했고, 후보들과 "달그락청소년 10대 정책 실현을 위한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정책 협약식도 진행했다. 발표를 들은 두 후보는 '상당히 인상 깊은 내용들이 많았고, 자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취지의 평을 해주었다.


도지사 후보들 직접 만나 청소년 정책 제안하기도... "선거권 하향, 찬성하게 됐다"

달추위 평가회의의 운영과 과정 평가를 통해 청소년들이 가장 좋았던 건 후보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났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제가 활동하면서 좋았던 점은, 직접 만나뵈는 분들도 많았던 게 좋았고, 못 만나 뵈는더라도 (문서로) 이 정책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보내서 답변을 받았던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조민성 추진위원장)

"많은 후보자님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게 너무 좋았다." (김혜린 추진위원장)


여기에서 우리는 청소년 사회 참여 또는 정책 참여의 중요한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다. 그건 바로 당사자 청소년들과 후보들의 실제적인 접점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주는 것이다. 형식적이고 이벤트적인 일회성 만남이 아닌, 청소년들이 제안하는 내용에 후보들이 실제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당사자 청소년들이 느낄 때 청소년 사회 참여 활동의 의미가 더욱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평가회의에 함께 참여했던 청소년자치연구소 청소년위원회 김효주 위원장님은 "죄송한 얘기이지만, 저는 사실 예전에 18세 선거권 연령 하향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 달그락 활동과 이번 프로젝트 활동을 보면서 이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달추위 청소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달그락'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종종 청소년 참여 활동의 활성화 방법이나 성공 사례를 묻는다. 그럴 때 마다 청소년자치연구소에서는 올바른 뜻과 가치, 함께하는 사람들, 지속적인 만남과 활동을 강조한다.

달그락의 청소년 참여 활동과 이로 인한 지역의 긍정적 변화는 마치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하는 도깨비 방망이로 만들어진 게 아닌, 당사자 청소년들의 주도적 참여와 이를 함께 응원하고 지원하는 지역의 전문가와 이웃들이 오래된 노력이 응축되어 온 소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변화의 바람과 행보는 멈추지 않고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 #청소년참여 #자치활동 #달그락청소년친화정책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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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참여와 자치활동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을 하는 청소년활동가이자, 두 아들의 아빠이며, 사랑하는 아내 윤정원의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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