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상] 오늘 밤 나의 기도는 '통일이 되게 해 주세요'

제5회 <오마이뉴스> 통일염원 글짓기 수상작, 이유진(삼송초, 산문)

등록 2022.12.13 15:04수정 2022.12.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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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시간에 통일에 관한 수업을 했다. '통일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로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었다. 처음엔 이산가족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친구도 있었고, 통일이 안됐으면 좋겠다는 친구도 많았다.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난 후, 선생님은 어떤 게임을 하자고 하셨다.

그 게임의 방식은 우리 반 친구들을 남과 북으로 나눈 다음 똑같이 무궁화 도안을 주고 남한 친구들에게는 종이, 풀, 가위를 주고 북한 친구들에게는 사인펜과 색연필을 주었다. 남과 북이 각각 무궁화 도안을 완성해야하는 게임이었다. 처음엔 잘 되었지만 갈수록 우리는 만드는 게 잘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남한 친구들은 색칠을 못해서 진행이 잘 안 되었고, 북한 친구들은 가위가 없어서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 끝에 통일을 하기로 하였다. 통일 후, 남과 북의 도구를 서로 나누어 쓰고 나서야 무사히 무궁화 도안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 순간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잊을 수가 없다.


처음에 나는 이 게임의 제안한 선생님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활동을 하다 보니 통일이 왜 필요한지, 통일이 되면 어떤 점이 좋을지 깨닫게 되었다.
서로가 필요한 것을 나누고 서로 도울 때 원하는 바를 이루기가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통일을 반대하던 친구들도 이 게임을 한 후 마음이 바뀌기도 했었다. 북한과 한국이 꼭 통일이 돼야 하는 이유는 엄청나게 많다. 그중 내가 생각한 이유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첫 번째, 이산가족의 아픔을 떠올리면 무조건 통일이 돼야 한다. 가족이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도 모르는 이산가족! 나와 내 가족이라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얼마 전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 속 주인공은 탈북한 천재 수학자인데 고향에 가족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나중에 수학으로 큰 공을 쌓고 상까지 받게 되지만 축하해줄 가족이 없다.

아무리 성공하고, 아무리 보고 싶어도 가족을 만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울 것만 같다. 왜냐하면 나는 가족 없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통일이 돼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어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 군인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 군사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 돈을 만약 다른 데 쓴다면 우리는 훨씬 더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으로 인해 모두 죽을지도 모른다. 왜 같은 민족끼리 이런 손해를 봐야 하고 이런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걸까? 통일이 되면 이런 문제들은 모두 해결이 될 수 있다.


통일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가장 먼저 기차를 타고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다. 우리나라는 배나 비행기 말고는 다른 나라로 갈 수 없는데 통일이 되면 기차를 타고 북한을 통해 러시아, 중국으로 세계여행이 가능해진다. 기차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국경을 넘는 건 정말 재밌고 신기한 경험일 것 같다.

그리고 북한 아이들의 생활상이 궁금하기도 하다. 예전에 TV에서 봤는데 북한 아이들은 우리처럼 학교에서 급식을 먹지 않고 점심을 집에서 먹고 다시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다고 했다. 또 북한 아이들은 학원에도 가지 않는다고 했다. 급식을 안 먹고 집에 왔다 갔다 하는 건 귀찮을 것 같지만 학원 안 가는 것은 좀 부럽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장면이 있었는데 북한 아이들은 집에 오자마자 체조를 하고 여럿이 합창을 하면서 학교를 가는 것이었다.

"매일 체조를 하는 이유는 건강 때문이니?" "왜 같이 합창을 하며 학교에 가는 거니?" 같은 말들을 북한 친구들을 만난다면 직접 물어보고 싶다.

꼭 통일이 돼서 북한 친구도 사귀고 기차타고 세계 여행의 꿈도 이루고 싶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엄마가 그랬다. 이 말이 진짜 사실인 게 소원을 빌 때마다 내가 갖고 싶었던 장난감, 가고 싶었던 여행 등 거의 모든 게 이루어졌다. 오늘 밤에는 통일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도 꼭 하고 자야겠다.

이유진(삼송초)
#통일염원 글짓기 #오마이뉴스 #평화상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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