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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격능력 선언... 윤 정부의 애매한 반응, 위험하다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일본 언론이 보기에도 호의적인 정부 태도

등록 2022.12.19 11:44수정 2022.12.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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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6일 중국이 자국 국가 안보에 "사상 최대의 전략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방위비 대폭 증가를 포함한 대규모 국방 정책 개편을 승인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6일 중국이 자국 국가 안보에 "사상 최대의 전략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방위비 대폭 증가를 포함한 대규모 국방 정책 개편을 승인했다. 연합뉴스

일본이 3대 안보문서인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을 개정하면서 반격능력을 갖겠다고 선언했다. 한반도 안보와 직결되는 이 상황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그리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국제사회 시선을 우려해 선제타격능력이란 표현 대신 '반격능력'이란 용어를 택했다. 적이 공격을 가하기 전에 행사되는 것이므로, 일본이 말하는 반격능력의 본질은 선제타격능력이다. 전적으로 수비만 한다는 전수방위원칙을 깨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상의 선제타격과 전수방위원칙이 조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일본 내각이 선택한 용어의 함정

반격능력을 선언하는 기회에 기시다 내각은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며 이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독도를 자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또 강제징용(강제동원)·위안부 문제를 지칭하는 '2국 간의 제반 현안'을 자국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해결할 식민지배 문제는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은 사과·배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도발'로 표현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런 도발이 나왔는 데도 윤 정부의 반응은 예년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일상적이고 의례적인 항의에 그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반격능력 선언 직후에 윤 정부는 외교부 논평을 통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삭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를 통해서는, 나카시마 다카오 주한일본대사관 방위주재관을 불러 '즉각적으로 시정하라' '향후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

공식적 반응과 별도로,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도 언론에 보도됐다. 16일자 보도에 등장하는 이 당국자는 반격능력이 일본 헌법 및 국제법과 전수방위원칙 내에서 행사되리라 판단한다면서, 이 능력이 한반도를 상대로 행사될 때는 "우리와의 긴밀한 협의 및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그의 말은 반격능력이 국제평화를 깨는 쪽으로 행사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를 상대로 행사될 때는 한국의 동의가 전제될 거라는 의미다. 반격능력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이 능력이 한반도에 미칠 위험을 낮게 평가하는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안보문서들이 긍정적 측면을 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시다 내각이 <국가안전보장전략>를 통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나 우리나라 안전보장으로나 극히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언급하고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공조를 강조한 것을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기시다 정상회담을 긍정적 흐름으로 평가하면서 "전반적으로는 이러한 양국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반영됐다는 시각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외교부·국방부의 공식 대응을 통해 독도에 관한 원론적 입장을 내놓는 한편, 외교부 당국자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격능력 확보를 호의적으로 평하고 그 위험성을 낮게 평가했다.

일본 언론이 한국 정부의 '진의'를 묻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1월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연합뉴스
  
복합적 그리고 이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윤 정부의 이런 태도를 두고, 17일자 일본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다루는 기사를 내놓았다. 제목이 '안보 3문서, 지지도 비판도 애매하게 윤 정권의 진의는(安保3文書 支持も批判も曖昧に 尹政権の真意は)'이라는 기사다.

첫 문장이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결정한 안보 3문서에 관해 명확한 지지나 비판을 피하는 애매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인 이 기사는, 윤 정권의 태도가 겉으로는 애매모호하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시각을 드러낸다.

기사는 위의 외교부 당국자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당국자가 '윤 정권 발족 이후의 긍정적 흐름이 반영됐다'라고 평가한 점에 주목했다. '반격능력 확보'에 대한 윤 정권의 입장이 이 당국자의 입을 통해 표시됐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윤 정권이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국내 여론 때문이라고 기사는 말한다. "(이는) 조선반도 유사시에 (일본의) 자위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 깊은 국내 여론을 고려한 것 같다"라고 적어놨다.

기사는 한반도를 상대로 반격능력이 행사될 때 한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위 당국자의 언급에 대해서도 동일한 관점을 내놓는다. 이 발언이 대외용이 아니라 대내용이라는 관점이다.
 
 ‘독도 인근 해상 한미일 연합군사훈련 규탄 긴급기자회견’이 지난 9월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앞에서 겨레하나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훈련이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불러올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과거사 해결없이 맹목적으로 한일 군사협력을 추진한다고 규탄했다.
‘독도 인근 해상 한미일 연합군사훈련 규탄 긴급기자회견’이 지난 9월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앞에서 겨레하나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훈련이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불러올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과거사 해결없이 맹목적으로 한일 군사협력을 추진한다고 규탄했다.권우성
 
"일본이 북한을 공격할 때 한국의 허가는 필요하지 않다"라는 일본 방위성 관계자 발언이 여기 보도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은 한국의 동의를 받고 반격능력을 행사할 생각이 없다. <산케이신문>은 이 발언을 거론하면서 "한국과의 사전 협의는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런 뒤 "그런데도 한국 정부가 굳이 사전 동의를 요구한 것은, 국내를 향한 어필의 측면이 강하다"라고 기사는 지적한다. 즉, 윤 정부가 자국민들을 의식해 그런 입장을 내보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이전부터 한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매체다. 그런 매체가 볼 때도 윤 정부의 태도는 호의적인 듯하다. 이번 사안에 관련해, 윤 정부의 외교부·국방부를 통한 항의는 정권 내부의 진의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시각이다.

100년 전 일본의 군사적 해외 팽창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쪽은 한민족이다. 중국도 피해를 입었지만, 중국은 반(半)식민지가 되는 데 그쳤다. 한국은 반식민지 정도가 아니라 35년간 완전한 식민지로 지내야 했다. 이런 민족이 일본의 반격능력 선언에 대해 이처럼 태평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아 보인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 고유 영토로 규정하면서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위험한 일이지만, 과거 한국을 식민지배했을 뿐 아니라 한국을 바로 옆에 둔 일본이 반격능력 확보를 선언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의례적인 항의 표시로 자국 국민들을 달래려 하는 한편, 최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한일간 긍정적인 흐름이 반영됐다'는 호평까지 언론에 흘리는 모양새다. 이만큼 한국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있을까? 

[관련 기사]
독도 향한 선전포고... 일본 반격능력 선언의 우려스러운 대목 http://omn.kr/220ym
#반격능력 #안보문서 #한일관계 #선제타격능력 #적 기지 공격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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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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