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분 요리할 때에는 뚜껑의 구멍을 젖은 키친타월로 막는다
김정아
만들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당면 불리기이다. 삶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불려놓아야 짧은 시간에 익기 때문이다.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불려놓는 것이 좋다. 충분히 불지 않으면 당면이 제대로 익지 않는다.
나머지 재료들은 취향껏 사용한다. 잡채에 쇠고기를 넣는 집도 있고, 돼지고기를 넣는 집도 있다. 아니면 집안에 있는 재료를 대충 넣기도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소고기를 넣고, 표고와 목이버섯을 꼭 넣으며, 당근과 양파, 시금치를 기본으로 넣는다.
하지만 시금치를 못 구한 날에는 청경채를 넣기도 하고, 빨간색을 내고 싶으면 빨간 고추나 파프리카를 넣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달걀지단으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한다. 잣을 넣는 것도 좋아하지만 너무 비싸서 안 산 지 꽤 오래 되었다.
이 저수분 잡채는 하나의 팬으로 해결하는데, 그래도 고기는 따로 볶는 게 더 맛있다. 아무래도 고기는 불맛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고기 볶고 국물 남았으면 그 국물도 나중에 재료 위에 살짝 끼얹어주면 더 좋다.
재료가 다 준비가 되었다면, 냄비 바닥에 기름을 살짝 둘러주고, 그 위에 양파와 당근을 얹는다. 당면은 켜켜로 세 번 정도에 나눠서 담고, 그 사이사이에 고기와 버섯을 넣는다. 맨 위에는 시금치나 청경채를 얹고, 파프리카도 사용하면 거기 얹는다.

▲교대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모습. 시금치가 없으면 청경채로 대신할 수도 있다
김정아
자, 이제 뚜껑을 덮고 일단 센 불로 1분간 냄비를 달군 후, 바로 약불로 내리고 딱 5분만 익힌다. 들여다봐서 당면이 투명해졌으면 익은 것이고, 덜 익었다 싶으면 한 2분 정도 더 익힌다. 물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탄다. 여러 가지 하면서 정신없으면 반드시 타이머를 맞춰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이제 뚜껑 열고, 간장과 참기름 섞은 양념장을 둘러준다(이때는 후다닥 작업하느라 사진도 없다). 깨도 뿌리고 뒤적여주면 완료. 정말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에 요리라고 부르기 민망한데, 남편도 이 방식으로 만든 잡채가 더 맛있다고 하니 힘들게 더 공을 들여 따로 볶아서 만들 필요가 없어서 좋다.

▲양념장을 두르고 재빠르게 뒤적여준다.
김정아
그래서 이번 설명절 음식으로 또 당첨이다. 이 밖에, 갈비찜과 녹두부침개, 동태전, 고기완자, 호박전 등 여러가지 전과 삼색나물을 무치고 떡국을 준비하면 아쉬운 대로 준비가 완료될 듯싶다. 사위, 며느리들까지 다 모이면 대식구인지라, 오랜만에 가족들이 북적일 시간이 기대된다.

▲달걀지단은 마지막에 넣어서 섞어주고, 위에 따로 좀 얹어준다
김정아
<저수분 잡채>
당면, 표고버섯, 목이버섯, 고기, 시금치, 양파, 당근, 달걀지단,간장, 참기름, 깨
1. 당면은 찬물에 최소 1시간 불려준다.
2. 표고와 목이버섯도 불려준 후 채썬다.
3. 고기도 채 썰어서 양념해서 먼저 살짝 볶아준다.
4. 당근, 양파 채 썰어서 준비하고, 시금치는 씻어둔다.
5. 삼중바닥 냄비에 기름 한 큰 술 두르고, 양파 깔고, 당근 깔고, 당면 좀 깔고, 고기 버섯 깔고, 당면 또 깔고, 얇은 채소 깔고, 번갈아 차곡차곡 쌓는다.
6. 센 불에 올려 1분만 달궈주고, 약불로 줄여서 5~8분 정도 당면이 투명해질 때까지만 익힌다.
7. 마지막으로 간장과 참기름 섞어서 뿌리고, 깨도 뿌리고, 달걀지단 넣어서 휘저어주면 완성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캐나다에 거주하며, 많이 사랑하고, 때론 많이 무모한 황혼 청춘을 살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