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말겠지 싶은 진동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자료사진.
픽사베이
'부르르 부르르 부르르'
'이게 무슨 소리지? 남편이 핸드폰을 두고 나갔나?'
재택근무 중이었다. 며칠 전부터 거실이 아닌 안방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나밖에 없는 집에서 울려대는 핸드폰 진동 소리에 신경이 쓰였다. '이런 진동을 낼 곳은 윗집 밖에 없는데...' 그러다 말겠지 싶은 진동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아, 전화 거는 분도 대단하시네. 어쩌면 저렇게 끊임없이 전화하시냐.'
'연예인이 살았나? 전화도 진짜 많이 오네.'
'아, 이번엔 문자니? 카톡인가? 아... 미치겠네.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는 거야."
이사 온 지 4년, 한 번도 층간소음 문제로 직접 민원을 넣은 적이 없던 나다. 오늘은 참다못해 인터폰 수화기를 들었다. 간이 작아서 직접 윗집에 연락한 건 아니고 관리실 아저씨에 대고 하소연.
"아저씨, 핸드폰 진동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요... 핸드폰을 두고 외출을 한 건지. 아, 너무 심하네요."
아저씨는 위층에 연락을 한번 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위층에 사람이 없는지 인터폰을 받지 않는다는 것. 그리하여 꼼짝없이 계속 진동 소리를 들어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오히려 '층간소음' 때문에 조용히 웃음 지었던 그날의 일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튀는 제목은 아니지만
3월 28일에 채택된 기사가 4월 3일 기준 조회수가 수십만을 훌쩍 넘기고 있다. 어디선가에서 계속 읽히고 있다는 말인데 그 어딘가가 어딘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단, 초기 발화 지점은 알고 있다. 구글이다. 최근의 경향인데 구글에 '픽' 된 기사는 압도적으로 많이 읽힌다(물론 예외도 있다).
언론사 대부분의 기사는 홈페이지보다 모바일에서 더 많이 읽히고, 그것도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에 노출이 되어야 제법 읽혔다는 소리를 듣는다. 여기에 구글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떤 기사가 선택되는지는 알 수 없다. 알고리즘은 비밀에 부쳐져 있으니까.
알고리즘은 몰라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키워드는 알 수 있다. 아니 알아야 한다. 특히 독자들의 관심을 조금이라고 받고 싶은 콘텐츠 제작자들이라면 이 촉이 좋아야 한다. 잘 발달시켜야 한다. 들어온 기사를 편집하고 필요한 기사를 기획하는 편집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글쓴이가 쓴 처음 제목에도 '층간소음'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층간소음 극복, 따뜻한 배려가 있으면 가능합니다'라는 제목과 '이사가는 이웃에게 손편지를 받았습니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었다.
'층간소음-이사-손편지'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면 구미가 당길 것 같았다. 좋은 이야기일지, 나쁜 이야길지 한마디로 어떻게든 독자들이 반응할 거라고 예측했다. 그 결과, 이 두 문장을 적절하게 섞어서 조합한 제목이 '층간소음 윗집이 이사 후 남기고 간 손편지'였다.
한눈에 봐도 튀는 제목은 아니다. 하지만 제목에 '층간소음'이 들어가면 읽힐 거라고 생각했다. 많이 읽히는 키워드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핫'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