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고서원 앞마당에 심어진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 모습(2023.5.24)
한정환
서원 앞마당에는 수령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구서원과 신서원 사이에 서 있는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경상북도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본래 임고서원이 부래산에 있었을 당시 그곳에 심어져 있었던 것이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임고서원을 이곳에 다시 지을 때 옮겨 심은 것이다. 둘레만 해도 5.95m 정도 되는 제법 큰 은행나무이며, 나이에 비해 생육상태가 양호한 노거수이다.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서원 형식
임고서원은 왼쪽에 구서원 오른쪽에는 신서원이 위치해 있다. 건물 3개동으로 구성된 구서원은 특별한 행사 때나 개방하고, 평상시에는 닫혀 있다. 전형적인 서원의 형태를 갖춘 신서원 앞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이 알려진 두 편의 시조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 영천 임고서원 입구에 세워진 '단심가'와 '백로가' 비석 모습(2023.5.24)
한정환
하나는 이방원이 부른 '하여가'에 대한 답가로서 정몽주가 불렀던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로 시작하는 '단심가'와 선생의 훈육을 위해 그의 모친이 지은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로 시작하는 '백로가'가 새겨져 있다.
서원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영광루라는 누각이 보인다. 누각에 올라가면 멀리 임고지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임고서원의 배치는 다른 서원들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은 전학후묘(前學後廟)의 구성이다. 주 건물인 강당 흥문당을 중심으로 바로 아래 좌우에 유생들 기숙사인 동재(수성재)와 서재(함육재)가 있다.

▲ 영천 임고서원 강학공간으로 사용된 흥문당 전경(2023.5.24)
한정환
흥문당 좌우에는 서원의 제사 준비를 하는 공간인 전사청과 심진각이 위치하고 있다. 흥문당 뒤쪽에 사당 건물인 문충사 있고, 영광루 누각 왼쪽에 포은정선생신도비가 세워져 있다.
임고서원 건너편에 포은유물관이 보인다. 로비 입구에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오른쪽에 있는 포은관은 선생의 출생부터 효행과 충절 그리고 충의지사로 추앙받는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고문서와 영상으로 전시되어 있다.

▲ 영천 임고서원 포은유물관 입구에 있는 정몽주 선생 초상화 모습(2023.5.24)
한정환
왼쪽 임고관은 서원의 연혁과 영남사림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던 영천의 성리학과 학자들을 고문서를 통해 소개하고, 성리학의 보고(寶庫) 임고서원이 축소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이외에도 서원 바로 옆에 묘소를 지키는 계현재와 길 건너편에 포은 선생의 충효정신 계승 창달을 위한 임고서원 충효문화수련원이 있다.
임고서원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언덕 위에 있는 '조옹대'이다. 조옹대는 포은 정몽주 선생이 낚시를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정자가 있는 곳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누구나 올라갈 수 있다.
조옹대 무괴정에 오르면 임고서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여기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머물러 있었던 곳이다.

▲ 포은 정몽주가 낚시를 즐겨하던 임고서원 조옹대 절벽 아래에 있는 용연 모습(2023.5.24)
한정환
바로 아래에는 용연이라는 연못이 있다. 후대 사람들은 정몽주가 이곳에서 낚시로 낚은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용이라고 하여 조룡대라 부르기도 하였으며, 낚시를 했던 못을 용연이라 부른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62호로 지정
경주 옥산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9개소로 지정된 곳은 모두 2009년 이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점, 흥선대원군 서원철폐령 당시 훼철되지 않은 서원인 점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영천 임고서원 조옹대 무괴정 정자 모습(2023.5.24)
한정환
임고서원은 배향하고 있는 인물이 포은 정몽주로, 인물의 위대함과 역사의 우수성은 갖추고 있지만, 고종 8년(1871)에 훼철되었다가 1965년 구서원이 복원되었고, 1992년 신서원이 새로이 건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서원의 건축 자체에 대한 복원과 건립연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지금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62호로 지정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임고서원이 향후 국가 사적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여러 각도로 검토 중에 있으며, 문화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계절 어느 때 가도 아름다운 임고서원. 전통문화와 예절을 익히고 포은 선생의 충효 정신이 담긴 문화 체험을 통해 역사도 배우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배양하는 임고서원으로 가족, 연인들과 함께 올 여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공유하기
개성에 있는 선죽교, 의외로 경북에도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