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방해하는 패션 선입견

당신은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나요? (상)

등록 2023.06.14 09:32수정 2023.06.14 09:3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아이디어 ⓒ Unsplash의Nick Fewings

 
확실히 예전에 비해 옷잘러들이 많아졌다. 옷을 뛰어나게 잘 입기보다는 그래도 깔끔하고 센스있게 입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의 형성(직구,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 등), 글이나 그림이 아닌 영상으로 보여주고 설명하는 패션 유튜버들의 확산, 사회적인 시선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의 대두 등이 만들어낸 현상 아닐까.

그래서 이런 글을 쓰면서 '뭣이 중헌디?'라는 질문이 떠오르지만 내 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옷에 지친, 누가 옷고민으로부터 나 좀 구해줬으면 하는 마이너들을 위한 글이므로 키보드를 두들겨본다.

사람들은 각자 여러 정보의 루트를 통해 각인된 선입견이 있다. 그 선입견은 자신을 보호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선입견이라고 하는 것이 그 시작을 찾다 보면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만들어낸 '슬로건'같은 느낌인데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것이 아님에도 마치 정답처럼 우리 머릿 속에 각인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부수는 작업을 할 것이다.

1) 피부가 하야면 밝은 색이 어울린다.
이건 퍼스널 컬러 컨설팅이 대중화되면서 없어지나 했지만 여전히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어울리는 색깔이 분명 피부톤에 영향을 받지만 밝고 어둡고 이 두 가지만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그 중간의 무수한 피부톤들은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그러므로 내 피부가 하얗다고 밝은 옷만 산다면 옷을 잘못 채우고 있을 확률이 높다.

2) 동그란 얼굴은 v넥이 더 어울린다.
각진 얼굴은 라운드넥, 동그란 얼굴은 브이넥. 직선이 강조된 얼굴이라면 라운드넥, 곡선이 강조된 얼굴이라면 브이넥을 입었을 때 얼굴의 느낌을 좀 더 완화할 수 있다는 공식이다. 브이넥은 샤프하게 보여지고, 라운드넥은 부드럽게 보여지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을 인상에 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어울림은 넥라인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고로 동그란 얼굴이라면 브이넥이 조금 더 샤프한 느낌을 주겠지만 그렇다고 어울리는 건 아니다.


3) 9부 바지나 플랫 슈즈는 키가 작아 보인다.
굽이 없는 신발을 신을 경우 키가 작아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굽이 있는 신발을 신었을 때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보는 세상은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느끼는 우쭐함인 것이지 다른 사람이 느끼는 차이는 굽으로 인한 차이이기 보다는 비율로 인한 차이일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키가 작아 보일까 염려된다면 비율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높은 굽을 신는다 하더라도 상의가 길거나 스커트나 원피스 길이가 애매하다면 좋은 비율로 커 보이기는 어렵다.

4) 흰색 셔츠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패션 유튜버들이 사람들의 패션 센스의 기준을 올려놓았지만 이슈와 트렌드에 민감하게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니 개별 맞춤에 대한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로는 일반화하기 어려운 것들을 일반화하기도 하는데 '머스트 해브 아이템'도 그 중 하나다.

흰색 셔츠 아이템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아니다. 다만, 이걸 '밝은 색 셔츠나 블라우스'로 바꾸거나 '어디든 어울리는 휘뚜루마뚜루 셔츠/블라우스'라고 바꾼다면 OK다. 검은색도 그렇지만 흰색도 미묘하게 색이 다르며 생각보다 흰색 셔츠가 어울리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흰색과 셔츠라는 중복된 요소를 다 아우르는 이미지는 따로 있다.

5) 유행은 돌고 돈다.
40년 넘게 살아보니 유행은 돌고 도는 게 맞더라. 그런데 몇 년 주기로? 20년 주기로. 20년 주기면 돌고 돈다고 할 수 있을까? 유행 자체로는 돌고 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돌고 돈다'라는 이야기를 할 때는 돌고 도니까 아이템을 남겨놓으면 언젠가 써먹을 때가 있지 않을까?란 전제가 붙는다.

하지만 20년 전과 지금의 나가 같을 리 만무하다. 나이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상황(삶)도 다르다. 그러므로 유행은 돌고 도는 게 맞지만 저 말이 명제일지라도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꼭 유행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어울리고 애정이 있고 오래 잘 관리한 아이템은 20년 넘게 입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 선순환 맵시 연구소에서는 여성들의 옷고민을 받습니다.
#패션선입견 #선입견 #스타일칼럼 #스타일코치 #선입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멋과 삶, 옷장/쇼핑/코디 코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