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4년 5개월 만에 열렸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실패 국가' 북한하고 '실패하고 있는 국가' 러시아가 자포자기식으로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는 모습인 거죠. 자유주의 지역 시각으로 봤을 때, 그 연대와 협력이 공고한 가치와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생존 모색으로 보입니다. 서로 주고받을 게 없어지면 바로 연결이 끊길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만남인 거죠."
- 원래 북한과 러시아는 가깝지 않나요?
"북한과 러시아는 원래 가깝죠. 북한이 가장 어려운 시점에 중국보다 러시아가 도움을 많이 줬죠. 1960년대 실험용 원자로를 영변에 처음 제공한 게 소련이었고 2005년도 9.19 공동성명 이후 북한의 통치 자금이 방코델타아시아에 묶였을 때도 이를 마지막으로 북한에 송금 처리를 해준 게 역시 러시아였요. 2012년도에 부채 탕감도 러시아가 해줬어요. 그런데 러시아가 북한과 연대하는 건 힘을 들이지 않고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 미국에 대해서도 견제와 대응을 할 수 있는 우방을 두는 의미예요. 그러다 보니 가까워지는 거지, 전략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방으로 갈 건지는 의문인 거죠."
- 러시아가 중국을 견제한다고 하셨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가까운 거 아닌가요?
"중국과 러시아는 당연히 가깝기는 하죠. 그런데 극동 지역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를 러시아도 잃고 싶지는 않고, 중국도 극동 지역을 완전 독차지하고 싶기는 하겠지만 이게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죠. 그래서 전략적 협력을 하면서 일정한 견제와 균형이 맞춰져 있다고 봐야 되겠죠."
-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만난 외국 정상이 푸틴 대통령이잖아요. 이것도 의미가 있을까요?
"그렇죠. 원래 중국하고 굉장히 밀착해, 북한의 외교나 무역이 중국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코로나19 이후에 최초로 만난 정상이 러시아 정상이라는 건 외교 관계는 주고받는 게 있어야 만남도 이루어진다는 아주 냉엄한 현실을 보여준 거죠.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받은 포탄이나 무기 같은 게 전혀 없었으면 뭐하러 푸틴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겠어요. 김정은 위원장도 푸틴과 러시아에 우주 기술이나 다른 협조 받을 게 있으니까 중국을 제치고 먼저 러시아하고 만나게 되는 거죠. 주고받기가 가능한 거래 상대부터 먼저 만나는 게 현재의 국제 질서에서 아주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인 듯합니다."
- 중국은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떨떠름한 반응이었죠. 왜일까요?
"미국과 전략 경쟁을 하는 와중에 북한이나 러시아 문제에 불필요하게 연루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인 거죠. 단기적으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성대하게 치러야 되는데 전쟁을 하는 러시아가 북한의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도 적당하진 않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하고도 미중 전략 경쟁에서 수위 조절이 있는 게 맞잖아요. 불필요하게 러시아와 우크나이나 전쟁에 연루되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북한에 연루돼서 무언가 발목 잡히고 부담을 가지게 될 이유가 특별히 없는 거죠."
- 북중러가 뭉칠 수 있을까요?
"지난 7월 27일 평양에서 북한이 전승절을 기념할 때 러시아에서는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전쟁 중에도 갔고, 중국에서는 가기는 갔죠. 북중러가 낮은 수위에서 해군 연합훈련도 한다는데, 이렇게 수위를 조절해서 북중과 계속 공조하고 연대하는 건 가능할 겁니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에 완전히 연루돼서 미국과 정면 대치하는 국면으로까지 가는 걸 원치 않는 상황인 거죠."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을 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지금 현 단계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위험한 거래에 대해 경고를 날린 건데, 건설적인 대안이나 평화로 가는 출구는 없었죠."
- 조태용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을 압박해야 진정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지금의 스탠스를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압박이라고 하는 게 어느 수위까지인지, 그리고 진정한 비핵화라고 하는 게 어떤 걸 이야기하는 건지 안 보이는 상황이에요. 각자 몇 년째 성명이나 외신 인터뷰 통해서 남북미가 따로따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원론적으로 압박도 해야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오는 게 맞죠. 그런데 비핵화 대화에 나왔을 때 어떻게 비핵화로 견인할 건지가 문제죠. 대화 테이블에 나왔을 때 뭘 주고받을 건지에 대해서 제시해야 하는데, 이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게 답답하죠."
"9.19 군사합의 폐기하자는 신원식, 이해할 수 없는 일"
- 문재인 대통령이 9.19 5주년 행사에서 '안보는 보수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가 깨져야 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조태용 안보실장은 무슨 기준을 가지고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서로의 입장을 얘기한 거죠. 안보라고 하는 게 군사 안보도 있지만 인간 안보나 포괄적 안보라고 하는 게 있잖아요. 정권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다른 거죠. 윤석열 정부 같은 경우 전통적인 군사 안보에 힘을 많이 기울이는 거고 전임 문재인 정부 같은 경우 대화 협력 통한 포괄적인 안보를 남북한에 실현할 수 있다는 것에 힘 기울였던 거죠. 조태용 실장이나 지금 당국자가 전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 하나하나 논박한 게 아니라, 원론적으로 이야기한 게 아닐까 싶어요."
-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9.19 군사합의는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데.
"국방부 장관이 국방 태세를 잘 확립하고 있으면 되는 거죠. 9.19 군사합의도 무력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 놓은 합의서인데 그걸 폐기하는 게 국방태세를 강화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9.19 군사합의 폐기가) 북한에 대해 자존심을 세우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국방 태세 강화에 필수 불가결한 일이라는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걸 금과옥조처럼 얘기한다면 그 역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공유하기
"올해 시진핑 방한? 일정상 어려워... 관계 개선은 모색할 듯"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