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2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의견진술을 진행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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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심의위 위원들은 박정욱 파트장 의견에 '선거 국면에서는 다양한 시사현안이 선거와 표심에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선거운동 기간에 선거 쟁점이 아닌 사회적 쟁점이 있는지 말해보라' 등으로 대답하면서 선거방송에 대해 최대한 넓게 해석하는 게 맞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는데요. 박 파트장이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자 일부 위원은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위원들의 또 다른 근거는 '이탄희 의원은 국회의원이다'라는 것이었는데요. 박정욱 파트장이 '이탄희 의원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불출마했다', '이탄희 의원이 부각된다고 해서 이번 선거에서 어느 후보, 어느 지역구에 유불리가 있다고 할 수 있냐'고 답변하자 '야당 정치인이기 때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정 선거구가 아니더라도 비례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② 심의 기준 문제제기한 MBC에 "선방심의위 비하"
한편 같은 안건 의견진술 과정에서 의원들은 '이러한 MBC의 진술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비하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권위를 흔들려고 한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대한 모욕적인 도전' 등을 제기했습니다.
의견진술 과정에서 임정열 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은 심의 대상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부분은 입법 미비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임정열 위원은 박정욱 파트장에게 "제가 선거방송의 범위에 대해, 협의와 광의로 나눈다고 하면, 우리가 모든 걸 다 심의할 수 있느냐, 좁은 의미에서 이 사안을 우리가 논의하는 게 맞느냐 문제제기를 했다"며 "일종의 입법 미비다. 다음에 규정을 개정할 때는 논의를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이게 해석의 문제가 되면 심의 대상 여부까지 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해서 정한다고 사무처에서 들었고, 학교에 계시는 위원님들이 이런 경우 선거 국면에서는 모든 걸 다 심의할 수 있다고 이미 컨센서스가 돼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심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긴 하지만 해석의 영역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입니다.
해석의 영역이라면 위원들 각자의 입장이 다를 수 있고, 심의 대상이 된 언론사 입장 또한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 없는 방송 내용이 선방심의위 심의안건에 올라 중징계받는 일이 늘어나자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방심의위 위원들은 이러한 해석의 영역에 문제를 제기한 MBC의 의견진술에 대해 '선방심의위 비하', '모욕적인 도전'이라고 평가하며 매우 권위적인 평가를 내렸는데요.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상당히, 비하한다고 할까. 심하게 표현하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권위를 흔들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때까지 우리가 MBC에 제재했던 일들과 전혀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고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대한 대단히 모욕적인 도전이다. 대단히 위협적인 발언이다. 제 입장에서 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③ "MBC는 더불어민주당 기관방송" "위험한 발언하지 않는 게 좋다"
이날 회의에서 MBC <MBC 뉴스데스크> 2024년 1월 29일·30일·31일 2월 1일·7일 방송이 무더기로 안건으로 상정되었습니다.
민원인의 주장은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보도 ▲손준성 검사 고발사주 관련 보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보도 등에서 특정 정당에 불리하거나 부정적으로 다뤘고,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관련 보도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사영화 관련 보도 등에서 양쪽 주장이 대립되는 사안임에도 일방의 입장 위주로 다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바이든-날리면' 징계 관련 보도에서 MBC에 유리한 입장만 보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견을 말하면서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과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MBC가 '더불어민주당 기관방송'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MBC가 매우 편향적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는데요. '더불어민주당 기관방송'이라는 표현이 나오자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은 "그런 위험한 발언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런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제지했으나 두 위원은 이러한 주장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2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안건에 오른 MBC
(202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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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철호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행사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이슈에 대한 MBC 보도를 예로 들며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아이템들로 점철됐다', '야당에 대해 문제제기 되는 아이템들은 축소된다'고 주장했는데요. 최철호 위원은 "1월 29일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했을 때 유가족 인터뷰를 쭉 한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이 1월 30일 또 다섯 꼭지 정도 쏟아진다. 비슷한 내용이다. 뉴스 원칙상 새로운 내용들 위주로 해야 되는데 비슷한 화면으로 덮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정부의 입장을 소개한 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뉴스에 싣고, 또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의 정부 비판을 뉴스에 실어서 균형이 안 맞는다는 주장입니다.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비롯하여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크거나 실제 정부 정책 방향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입장 한 번, 반대 입장 한 번 꼭 기계적 균형을 맞춰서 보도하라는 의미라면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여론을 제대로 담아내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억지로라도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것이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고 권력 감시에 소홀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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