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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구호트럭 오폭 중대 실수... 하마스로 오인"

'구호트럭 오폭' 조사결과 발표... 관련 장교 2명 해임

등록 2024.04.06 12:09수정 2024.04.0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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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구호트럭 오폭 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 CNN

 
이스라엘군이 국제구호단체 차량 오폭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들을 징계했다. 

이스라엘군은 5일(현지시각) 월드센트럴키친(WCK)의 구호트럭 오폭 사건 조사 결과 "구호단체 직원들을 '하마스 무장대원들'로 오인하고 자체 교전 규칙을 위반하는 등 일련의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라고 발표했다고 미국 CNN,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또한 어두운 밤이어서 드론에 달린 카메라가 구호트럭 지붕에 그려진 WCK 로고를 판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이스라엘의 구호트럭 오폭, 전쟁 범죄"

지난 1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는 구호용 식량을 전달하던 WCK 차량 3대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폴란드, 호주, 영국,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 직원 등 7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3대의 차를 타고 가던 구호단체 직원들이 이스라엘군의 드론에 쫓겨 목숨을 걸고 도망치다가 4분 동안 3차례에 걸친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책임져야 할 심각한 사건이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습을 명령한 대령과 소령 등 장교 2명을 해임하고 다른 장교 3명을 견책하는 등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즉시 휴전해야 한다"라며 민간인 보호 등 즉각적인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을 미국의 가자지구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날 세계 각국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저지른 전쟁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결의를 채택했다.

4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인권이사회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이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8표, 반대 6표, 기권 13표로 통과시켰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레미 로렌스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구호트럭 공격은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국제법은 인도주의적 구호 인력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그들의 안전 및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라고 강조했다.

책임자 해임하고 구호품 반입 확대... 내부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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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구호트럭 오폭 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 ⓒ BBC

 
피해 당사자인 WCK는 이스라엘군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지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신뢰할 만한 조사를 할 수는 없다"라며 독립적인 조시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으로 자국민이 숨진 폴란드 외무부도 자국 검찰이 참여하는 별도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폭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압력과 비판에 몰린 이스라엘은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들을 징계했으며, 이날부터 가자지구 남부 아슈도드 항구를 임로 개방하고 북부의 에레즈 교차로 통과도 다시 허용하는 등 구호품 반입을 확대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가자지구에 들어가 돌아다니는 구호트럭의 숫자를 세어보겠다"라면서 "구호품이 가자지구 주민에게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전달되는지, 구호 활동가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2 명의 장교에게 책임을 묻고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에 주목한다"라며 "구호품 반입을 확대한 것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의 요구와 달리 "미국이 별도의 독립적 조사를 수행할 계획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는 이스라엘군 지휘 체계에 보고하지 않는 정부 기관이 수행한 독립적 조사"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지만,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르당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반입 확대에 대해 "지금도 가자지구에 134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잡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이스라엘군이 공습 책임자들을 처벌한 것과 관련해 "전쟁 중에 군대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라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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