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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반정부 시위 직면한 방글라데시 총리, 인도로 도피

셰이크 하시나 총리 사임... 군과 정당 지도자들 상의 아래 임시 정부 구성

등록 2024.08.06 09:41수정 2024.08.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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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총리직에서 사임했다. 경찰과의 충돌로 시위대 등이 수백여 명이 사망한 지 하루만이다.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반정부 시위로 격화돼 한 달 넘게 진행된 방글라데시 시위 국면은 총리의 사임으로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 최대 일간지 <프로톰 알로>에 따르면 하시나 총리는 현지시각으로 5일 오후 2시 30분경 여동생 셰이크 레하나와 함께 군용 헬리콥터를 타고 수도 다카에 소재한 총리 관저인 가나바반을 떠나 인도로 향했다.



하시나 총리가 망명하자 시위대는 가나바반으로 진입했다. <프로톰 알로>는 시위대가 손을 공중에 흔들며 축하하는 구호를 외쳤으며 많은 이들이 가나바반에 있었던 물품들을 가지고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에는 아사두자만 칸 내무부 장관의 자택에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진입해 자택에 연기가 나기도 했다.




하시나 총리, 수도 다카에 모인 시위대 40만 명에 군용 헬기 타고 인도로




'다카로의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아시프 마흐무드는 현지시간으로 4일, 성명을 통해 "상황을 검토한 후 긴급 결정에 따라 다카로의 행진 일정이 화요일 대신 월요일로 변경되었다"며 전국의 학생과 대중에게 다카로 출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정부는 오늘(4일) 수많은 학생과 대중을 죽였다. 마지막 답변을 할 때가 왔다. 다카의 모든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이 다카로 올 것"이라며 "우리 모두 다카로 와서 역사의 일부가 되자. 여러분이 가진 수단을 통해 다카로 와 달라"고 시위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40만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다카로 모였고 총리 관저로 직행하자 하시나 총리가 망명을 택한 것. AFP 통신은 경찰과 군인이 총리 관저로 가는 길목에 철조망 등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으나 몰려오는 시위대에 별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텔레비전 방송에 하시나 총리가 헬리콥터를 타고 떠나는 장면이 생방송으로 보도됐다.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AP통신에 "언론에 정보를 공개할 권한이 없다"며 정확한 망명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영국 당국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다.



육군 참모총장 "정치권과 상의해 임시 정부 구성할 것... 살인자들 반드시 처벌"



하시나 총리가 망명한 후 오후 4시, 와케르-우즈-자만 방글라데시 육군 참모총장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와케르 참모총장은 하시나 총리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각 정당 지도자들과 임시 정부 구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케르 참모총장은 "우리는 대통령에게 가서 임시 정부 구성에 대해 상의할 것이다. 대통령과 협의하여 임시 정부가 운영될 것"이라며 "모든 살인을 저지른 자들은 재판을 통해 반드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어 그는 "군에 대한 믿음을 유지해 달라. 우리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 실망하지 않게 하겠다"라며 "우리는 여러분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고 나라에 평화와 질서를 회복할 것이다. 우리를 지지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또한 "만약 여러분이 약속을 지키고 함께 행동한다면 우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나은 결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싸움과 갈등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 파괴, 혼란, 갈등을 자제하고 함께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이로써 총리로 약 21년 동안 재임(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총리 지낸 시기 포함)해 온 하시나 총리의 장기집권이 막을 내리게 됐다.



<프로톰 알로>는 "하시나 총리가 승리한 11대 총선은 선거 전날 투표지 조작에 대한 광범위한 의혹이 있었다. 올해 1월에 또다시 승리한 12대 총선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었고 야당은 '가짜 선거'라고 비판했다"라고 설명하며 "하시나 총리는 집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학생과 대중의 광범위한 항의에 직면하여 사임하고 헬리콥터를 타고 나라를 떠났다"고 평했다.
 
#셰이크하시나 #방글라데시시위 #총리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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