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가 오는데, 빗물이 흘러드는 공사 현장 가림막 뒤에서 용접하는 건설노동자.
윤성희
폭염기 건설현장의 문제를 바꿔낼 수 있는 요구를 세 가지만 꼽을 수 있다. 먼저 사업주가 나서서 작업 중지를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노동자도 작업 중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사용하기 어렵다. 사업주가 현장 곳곳에서 온습도 측정해서 바로바로 쉬게 해야 한다. 그렇게 더위를 좀 식혀야 다시 나가서 뙤약볕에서 일할 거 아닌가.
그냥 작업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죽음의 속도전'을 치르는 건설현장에서 지켜지기 어렵다. 실질적인 작업 중지를 위해 폭염기에 공사기간을 연장하고 그에 따른 임금 보전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
두 번째로 제대로 된 휴게시설 설치다. 쉬는 시간에는 망치 놓고 옆에 있는 합판에 누워서 쉬곤 한다. 10층에 일하는 건설노동자에게 1층의 휴게실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인삼천이라도 씌워서 얼기설기 그늘이라도 생기면 다행이다. 세워진 벽체 옆에 좁은 그늘에서 선풍기조차 없이 쉬어서는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가깝고 시원한 휴게실에서, 쉴 때만이라도 제대로 쉬고 싶다.
마지막으로 세척·세탁 시설이 필요하다. 건설노동자는 퇴근할 때 버스나 지하철을 못 탄다. 온몸에 절은 땀에 먼지에, 도저히 시민들의 눈총이 두려워 탈 수가 없다. 현장마다 여건은 다르지만, 샤워실이 아예 없는 데도 있고 시설만 있을 뿐 물이 안 나오는 곳도 많으며 관리가 안 되어 도저히 씻을 수 없을 만큼 더러운 곳도 있다.
제대로 씻을 수 있는 세척시설이 현장에 있어야 한다. 나아가 현장에서 작업복을 마련하고 매일매일 세탁해서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건설노동자도 깨끗이 씻고 옷 갈아입고서, 남들 눈치 안 보고 대중교통으로 퇴근하고 싶다.
현장의 여건이 만만치 않다. 건설경기 침체로 현장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또 노동조합이 폭력배라며 탄압이 끊이지 않는다. 사나운 날씨, 기후재난 시대에 폭염과 폭우에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건설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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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것'부터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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