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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파견 문제, 음성군도 나서서 최소한의 행정 조치해야"

노동·시민단체 등,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의 근로감독 결과 규탄하며 음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

등록 2024.08.13 17:11수정 2024.08.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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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3일 '건국우유 불법파견/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은 건국우유에 대한 충주지청의 근로감독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음성군청 앞에서 개최했다.

13일 '건국우유 불법파견/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은 건국우유에 대한 충주지청의 근로감독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음성군청 앞에서 개최했다. ⓒ 건국우유 공동행동

 
13일 '건국우유 불법파견/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이 건국유업·건국햄(아래 건국우유) 공장과 관련한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의 현장근로감독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음성군청 앞에서 개최했다.

지난 7월 1일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은 현장 근로감독 결과, 건국우유 공장의 사내하도급 업체가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용직 노동자들을 고용한 것이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후 충주지청은 불법 파견, 임금 체불 등 노동법 위반에 대한 시정 명령 및 사법 처리를 진행했고, 지난 8월 7일 이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 시정명령으로 9명의 노동자가 사내하도급 업체에 고용되었다. 하지만, 건국유업의 경우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건국우유 공동행동뿐만 아니라 음성민중연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등 음성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 일부의 노동자만 사내하도급 업체에 고용된 점, ▲ 원청인 건국유업의 경우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게 된 점 등을 짚으며 충주지청의 근로감독 결과를 비판했다.

"건국대가 직접 책임지고 나서라"
 
a  첫 번째로 기자회견 규탄 발언에 나선 심규원 건국우유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건국대학교 재학생이다.

첫 번째로 기자회견 규탄 발언에 나선 심규원 건국우유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건국대학교 재학생이다. ⓒ 건국우유 공동행동

 
첫 번째로 기자회견 규탄 발언에 나선 심규원 건국우유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건국대학교 재학생이다.

심 위원장은 "서울에서 아침 일찍 이곳 음성으로 내려오며 내가 왜 이 문제에 연대하고 있는지, 왜 이 문제에 싸우고자 음성에까지 내려오는지 고민했다"며 그는 "적어도 대학만큼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심 위원장은 "건국대에 요구한다.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건국대학교가 앞장서 노동 착취 문제에 직접 책임지고 나서달라"고 주장했다.
 
a  이어 백형록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조직국장은 "지역 주민들이 불법 파견으로 중간착취를 당하고 있다면 최소한 기업을 유치한 지자체에서는 자신의 군민들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호 대책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백형록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조직국장은 "지역 주민들이 불법 파견으로 중간착취를 당하고 있다면 최소한 기업을 유치한 지자체에서는 자신의 군민들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호 대책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 건국우유 공동행동

 
이어 백형록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조직국장의 발언이 있었다. 백 국장은 "불법 파견으로 그 고통을 감수해야 될 사람들은 바로 지역 주민인 음성 군민"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불법 파견으로 중간 착취를 당하고 있다면 최소한 기업을 유치한 지자체에서는 자신의 군민들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호 대책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백 국장은 "음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유는, 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여전히 음성 지역 내 사업장에 존재하고 있는 불법 파견의 문제를, 직업소개소 문제를 음성군의 행정을 통해서 해결해 주실 것을 요청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주민이 불법 파견으로 이중착취를 당하고 있다면 음성군이 나서서 최소한의 행정 조치는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직고용으로 바뀔 때도 됐다"
 
a  지역의 하도급업체에서 현재 일하는 노동자의 발언도 있었다. 오나겸씨는 "최근 3개월 사이에 동료 세 분이 일을 하다가 다쳤다. 그런데 이 세 분이 하나같이 사직서를 쓰고 퇴직을 했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하도급업체에서 현재 일하는 노동자의 발언도 있었다. 오나겸씨는 "최근 3개월 사이에 동료 세 분이 일을 하다가 다쳤다. 그런데 이 세 분이 하나같이 사직서를 쓰고 퇴직을 했다”라고 말했다. ⓒ 건국우유 공동행동

 
지역의 하도급업체에서 현재 일하는 노동자의 발언도 있었다. 지난 2017년 불법파견이 적발된 바 있는 한 종합식품기업의 하도급업체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오나겸씨는 "최근 3개월 사이에 동료 세 분이 일을 하다가 다쳤다. 그런데 이 세 분이 하나같이 사직서를 쓰고 퇴직을 했다"라며 "이제는 바뀔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외쳤다.


오씨는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IMF사태라는 커다란 경제 혼란을 겪어내면서 우리나라의 고용 형태가 사뭇 바뀌었다. 기업인들은 노동자들을 직접 채용하기보다는 중간에 인력 업체를 두고 일자리를 채워갔다"면서 "그러는 동안 우리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 못난 사람으로 일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일회용이 아닌 회사의 한 식구처럼 주인 의식, 자부심, 자존심 이런 걸 꼭 느끼며 일하고 싶다. 우리도 열심히 일하고 일하는 만큼의 성과급을 중개인들에게 빼앗기지 않고 다 돌려받고 싶다"며 "다시 한 번 외쳐본다. 이제는 직접 고용으로 다시 바뀔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간접고용의 폐지를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음성군에 간접고용된 환경미화원인 김규원 음성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IMF 사태 이후 간접고용은 급속히 늘어났고 그로 인해 간접고용된 노동자들은 자아가 사라지고 자존감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면서 오늘날 한국사회의 간접고용의 폐해를 짚었다.

김 위원장은 "자신들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용자들에 의해 힘없고 나약한, 온몸으로 노동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우리 노동자들은 사용자의 눈치를 보고, 원청의 눈치를 보면서, 용역회사의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 간신히 먹고 살고 있다"며 "이게 우리가 온전한 사회라고 부를 수 있는 나라는 아니지 않나"라고 역설했다.

이어 기자회견문 낭독 이후 참가자들은 '건국대학교가 건국우유 공장 내 불법파견, 간접고용을 철폐하고, 건국우유 내 모든 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회견을 마쳤다.

한편, 건국우유 공동행동은 '건국대학교의 건국우유 노동자들 직접고용과 노동법상 권리 보장을 위해 계속 투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해당 글을 쓴 박성우 시민기자는 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입니다.
#건국우유 #건국대학교 #건국우유공동행동 #불법파견 #간접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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