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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죽었는데, 우리는 죄인이 되어 있다"

참사 피해 유가족들의 연대의 자리가 된 10.29 이태원 참사 2주년 대구 시민대회

등록 2024.10.30 14:10수정 2024.10.3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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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18시 34분, 동성로 CGV 한일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년 대구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이 시각은 참사 당일, 최초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시간이다. 이 자리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유가족이 모여 연대했다. 추모대회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 416연대, 대구 시민단체 연대회의, 대경 이주연대회의가 주최했다.

이날, 추모대회 뒤편에서는 청년들의 거리공연이 한창이었다. 쾌활한 노랫소리와 청년. 2년 전 그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추모의 마음과 대비되어 많은 질문을 남기는 현장이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조위 송기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조위 송기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조위 송기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조위 송기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송기춘 위원장은 "우리의 추모는 기리기만 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선은 당연하고, 한계를 돌파하며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가 운영의 중요한 원칙이 법치주의다. 그러나 이 법치주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잃어버리면 아주 삭막한 것으로 전락하고야 만다. 모든 법에는 '사람'이 있다. 나는 위원회 활동을 통해 잘못한 사람들이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라고 하였다.

송 위원장은 "작은 잘못들이 모여 큰 참사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진실에는 정파가 없고, 진상규명에는 여야가 없다. 우리가 살고자 하는 세상은 자유로운 세상이다. 안전이 확보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세간의 혐오의 말은 옳지 않다는 걸 우리는 알 것이다"라며 "우리 사회가 정말 자유롭고 안전하고, 구성원들이 회복한 사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태원 참사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최순화 대외협력부서장(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어머니)이 발언하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최순화 대외협력부서장(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어머니)이 발언하고 있다.
최순화 대외협력부서장(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어머니)이 발언하고 있다.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최순화 대외협력부서장(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어머니)이 발언하고 있다.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최순화 대외협력부서장(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어머니)은 "예루살렘 홀로코스트 박물관 옛 건물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망각은 우리를 다시 포로가 되게 하지만 기억은 우리를 구원하는 비결이다.' 참사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를 살아내는 우리에게 절실하고, 마음 깊이 새겨야 하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라며 "새로운 역사는 가장 낮은 곳, 가장 아픈 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믿고,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황원욱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이자 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인 황원욱씨가 발언하고 있다.
황원욱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이자 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인 황원욱씨가 발언하고 있다.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이자 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인 황원욱씨는 "제가 유가족이다 보니 유가족 분들께 당부의 말씀을 두 가지만 드릴까 한다. 첫 번째는 꼭 뭉치라는 것이다. 우리 가족이 죽었는데, 우리는 죄인이 되어 있다. 항상 숨어있게 되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가족들끼리 모여서 서로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 굉장히 큰 위로가 된다. 숨어있지 말고 당당히 나와서 싸우시라. 두 번째는 유가족들이 직접 노력하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선 누가 해주지 않는다. 유가족들이 무던히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투쟁의 시간이 결코 짧게 끝나지 않는다. 우리도 20년 동안 싸우고 있듯이 부단히 노력하시라고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어딘가 있을 유가족들까지 격려했다.

이후엔 '화성 아리셀 참사'와 관련해 금속노조 성서공단 지역지부 차민다 지회장이 발언했고, '대구 전세 사기 피해'와 관련해 대구 전세 사기 피해자모임 정태운 대표가 발언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 재난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고, 과거의 재난과 현재의 재난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사회적 재난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재난은 그저 과거일 뿐인가? 앞으로의 사회는 안전한가? 우리는 안전한 사회를 구성할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자문해 볼 때다.
 참석자들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참석자들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이태원참사 #추모제 #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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