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오클라호마주 오와소에 있는 집 밖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넥스 베네딕트의 모습.
AP=연합뉴스
넥스 베네딕트가 살아온 오클라호마는 미국에서 출생증명서에 성별을 논 바이너리라고 표시하는 걸 금지한 첫 번째 주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 극우 정치인들이 논 바이너리와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별 정체성에 따라 출생 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하도록 법안을 발의했는데 오클라호마주가 최초로 통과까지 시킨 것이다.
오클라호마주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아니라 출생 시 이분법적으로 지정된 성별에 따라 화장실과 공공시설을 이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당사자가 실제로 어떤 성별이건 간에 자신이 작성하지도 않은 서류의 분류에 따라서만 공공시설을 이용해야만 했다.
또한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미성년자가 성별 재지정 의료 행위를 받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언급한 이 모든 법과 규정은 트랜스젠더와 논 바이너리 청소년을 목표물로 삼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급진적인 젠더론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미명 아래에 트랜스젠더와 논 바이너리 청소년들은 자신이 모습 그대로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했다.
이런 식으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은 2023년 한 해 동안 오클라호마주에서 40건이나 발의되었다. 2024년에는 이 숫자가 56건으로 늘었고 이는 미국의 어느 주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건수다. 정치만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인 게 아니다.
다른 사회 영역도 마찬가지다. 오클라호마주의 교육감인 라이언 월터스는 성소수자에 대해 차별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반영하듯 월터스는 학생들이 학교 기록에서 자신의 성별을 변경하는 것을 막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리고 원래 임시 승인으로 처리되었던 이 규정은 오클라호마주의 한 학생이 정책에 반대하는 소송을 진행하자 아예 영구적으로 변경되었다. 그 규칙이 법원의 판단도 피해야 할 만큼 시급하고 엄중한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성소수자 청소년을 벼랑으로 밀어버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