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바우처를 취급하는 한 싱가포르 과일가게의 모습.
이봉렬
보고서는 끝부분에서 CDC바우처 제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 해서 "전체적으로 2021년과 2022년의 CDC바우처는 싱가포르에 최대 3억 1280만 달러의 경제 창출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싱가포르의 2022년 명목 GDP의 0.05%에 해당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해 동안 발행한 바우처가 약 2억 3790만 달러 정도니까 결과적으로 약 7490만 달러 이상의 국가적 이익을 본 겁니다. 서민들의 생계비를 지원하고, 소상공인의 매출을 올리고, 싱가포르 경제 규모도 키우는 모두가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결론입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2021년, 첫 해 100달러였던 바우처 금액을 조금씩 올려 2024년에는 500달러로 올렸고, 올해는 거기에 더해 300달러의 기후바우처까지 추가로 지급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물가가 전년 대비 떨어지기도 했던 싱가포르는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2022년에는 6.12%, 2023년에는 4.8%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고물가에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는 건 한국이나 싱가포르나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싱가포르는 고물가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바우처를 지급한다고 했고, 우리 정부는 지원금 지급이 국가재정만 축내고 고물가를 자극할 거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물가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서민 가계의 피해를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해결책도 나오는 겁니다.
고물가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서민들에게는 지원이 절실합니다. 몰락해 가는 소상공인을 위해서도 서민들 가계에 돈이 돌아야 한다는 건 상식입니다. 기업이나 금융권에 거액을 지원하는 건 나라 경제를 위하는 일이라면서 서민들을 위한 지원에는 다양한 반대 이유를 갖다 붙이는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시행한 부자감세만 아니었다면 민생회복지원금을 25만원 씩 지원하는 건 몇 번이고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싱가포르에선 이미 그 효과가 검증되었습니다. 싱가포르가 고맙게도 우리를 위해 시범 적용을 해보고 보고서까지 내놓은 상태입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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