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4일 경제안전보장상의 중요정책에 관한 제언서를 건네받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오른쪽에서 세번째). 현재 일본 경제안보법의 주요 제도 및 법령은 이 제언서에 따라 차근차근 제정되고 있다.
자민당
그렇다면 기간 인프라 산업의 안정적 공급확보에 관한 제도는 어떻게 마련됐을까. 2023년 4월 4일 자민당 정책조사회 산하 경제안전보장추진본부(아마리 아키라 중의원), 안전보장조사회(오노데라 이쓰노리 중의원), 사이버 시큐리티 대책본부(시모무라 하쿠분 중의원), 디지털사회 추진본부(히라이 다쿠야 중의원)는 14페이지짜리 '경제안전보장상의 중요정책에 관한 제언서'를 들고 기시다 총리와 당시 경제안보상이었던 다카이시 사나에를 찾아갔다.
제언서는 크게 '시큐리티 클리어런스(SC) 제도의 도입', '사이버 시큐리티(CS)의 확보', '경제 인텔리전스(EI)의 강화'로 이뤄져 있으며 제언의 이유로 "경제안보상 중요한 정보가 보전되고 정보를 취급하는 인적 자원의 적성을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가 일본에선 충분히 마련돼 있지 못한 현실을 바탕으로 국제적 정합성 등의 관점에서 재빠른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향후 1년 이내를 목표로 가능한 한 빠른 검토를 하여 법 개정 및 체제 정비를 행해야 하며 특히 사이버 시큐리티는 종래의 수동적인 방위가 아니라 유사시 평시 관계없이 사전 예방에서 사후 대처까지 포함해 공격 영향을 경감시킬 수 있는 능동적 방어의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위해 실시권한 등의 법정비 및 관련 법령의 관계를 정리하여 능동적 방어를 실시할 권한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경제안보법 및 그 제도들을 다루는 주무기관으로, 총리 직할 국가안전보장국(NSS)과 내각부 내각정보조사실(CIRO)이 등장한다. 이 두 기관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이 앞에서 언급한 기타무라 시게루이며, 이후 실제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을 보면 NSS와 CIRO가 모든 정부기관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라인야후 사태 역시 시기적으로 본다면 자민당 정책조사회 제언이 받아들여져 2023년 11월에 제정된 경제안보법에서 지정된 기간 인프라 산업의 안정적 공급확보 제도의 구속을 받는 전기통신사업에 걸린, 어떻게 보자면 '시범 케이스'가 된 셈이다.

▲2023년 4월 4일 자민당 정책조사회가 작성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에 제출한 '경제안전보장상의 중요정책에 관한 제언서'
박철현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지분을 팔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할 순 없다. 그래서 '자본관계의 근본적 재검토'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관습상 저 말은 지분매각을 통한 지분율 조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갑작스레 한국 여론이 들끓자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지분 매각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다들 톤 조절에 나선 것이다. 총무상의 '자본적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했을 뿐 경영권 관점에서의 자본 관계 협상은 언급한 적이 없다'라는 이상한 논법이 대표적이다.
어찌 되었건 일본은 5년 동안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준비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4월 말에서야 파악했다. 정치적 의도가 명확한 사안인데 물리적으로 제대로 대처할 시간이 없다. 라인야후 역시 일본 기업인 이상 총무성의 행정지도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더더욱 커다란 문제에 봉착한다. 라인야후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이다.
"총무성 하자는 대로 하면 라인은 네이버 기술을 안 써야 하는데, 그게 사실상 가능한지, 만약 가능하게 하려면 시간적으로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그동안 현재 라인 애플리케이션은 앞으로 신기능 추가나 신규 기획을 못 한다. 지금 라인이 네이버 기술이니까. 근데 라인은 플랫폼이다. 플랫포머가 업데이트를 못한다?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실제로 라인야후 역시 네이버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즉 완전한 기술 독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있는 라인 계열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들은 어떻게 되는지도 불투명하다. 여러 문제, 사안들이 중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번 협상은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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