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17 12:05최종 업데이트 24.07.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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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붕대를 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됐다. 여러 언론에서 다룬 것처럼, '경호 실패 논란'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책임론이 일고 있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트롱맨' 이미지를 확보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른바 '경합 주'(스윙 스테이트)로서 최근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중도(Toss-up) 지역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하고 있다. 피격당한 지역이 최대 전략 지역이라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피격 직후 트럼프는 공화당 친화적이지만 비교적 충성도가 낮은 지역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포진한 오하이오주의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 경합 주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이탈 가능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유죄 확률이 가장 높았던 국가기밀 유출 혐의 관련 소송을 플로리다주 남부법원이 기각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크게 약해지는 모양새라 주목된다.

트럼프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진행될 예정인 위스콘신주 역시 현재로서는 중도 지역이다. 중도 타기팅을 통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으로, 철저히 당선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트럼프로 기운 여론
 

[표1] 미국 대선 주요 후보 지지도 모닝컨설트 조사에 의하면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도는 현재 2%포인트 격차를 보이고 있다. ⓒ 모닝컨설트


트럼프의 전략적인 행보와 대조적으로 바이든은 '고령 리스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애틀랜타에서 열린 첫 대선 TV토론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여러 조치가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어 민주당 지지 유권자 사이에서 오히려 후보 교체 여론이 일고 있는 듯하다.

'표1'을 보면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서 2%포인트 격차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TV토론 직후에는 1%포인트 격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격돌하고 있었는데, 2주 지난 후 미세하게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의 표본 수는 1만 1328명으로 소수점 아래까지 고려하면 격차는 오차범위를 극히 미세하게 넘는다. 전국적인 미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더 우세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더군다나 모닝컨설트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의 여론으로 13일 트럼프의 피격 사건에 따른 효과가 부분적으로만 반영됐다고 봤을 때 향후 더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모닝컨설트의 조사 결과 중 언급량(buzz) 관련 내용은 유료 정보라 수치와 도표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다. 모닝컨설트가 공개하는 내용으로는 순언급량(net buzz, 긍정과 부정의 차이)에서 TV토론 전에는 두 후보 간 별 차이가 없었는데, TV토론 이후에는 크게 벌어져 바이든에 대한 부정 언급량이 커졌다.

이 같은 결과만 본다면, TV토론 후 고령 리스크 극복을 위한 바이든 캠프의 조치는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논란을 키워 후보 교체론이 본격화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세하게 나타난 트럼프 피격 효과
 

[표2] 트럼프 피격 전후 지지도 비교 유세 중 피격 당한 트럼프가 직전보다 지지도 격차를 오차범위 내에서 미세하게 더 키웠다. ⓒ 3W 인사이츠


트럼프 피격 사건에 의한 효과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표2'는 3W 인사이츠(3W Insights)의 조사 결과로 피격 시점 전후 표본을 추출해 전과 후 두 후보 간 지지도 차이를 보여주는 자료다. 트럼프 지지도가 0.7%포인트 더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두 후보 간 격차는 3.7%포인트로 벌어졌다.

피격 후 표본 수가 2000여 명이라고 할 때 오차범위가 격차보다 커서 우열을 가릴 정도로 뚜렷한 격차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조사기관에서는 변동 폭에 의미를 둬 해석하고 있다. 피격에 의한 효과는 트럼프에게 우호적으로 여론이 바뀌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트럼프 저격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호 실패 논란이나 바이든 책임론이 지속된다면,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피격 직후 급격한 변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인 변동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선거인단 확보 현황 차이 뚜렷
 

[표3] 미국 대선 두 정당 대의원 확보 현황 대의원 간선제를 채택하는 미국에서 현재 여론조사를 종합해 양당의 대의원 확보 현황을 보면 공화당이 우세하다. ⓒ 270 to Win


'표3'은 미국 주별 대의원 수와 양 정당이 현재까지 확보한 선거인 수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파란색)은 226명, 공화당(빨간색)은 251명을 확보했으니 공화당의 우세가 뚜렷하다.
 
트럼프는 현재 경합 주와 중도 지역을 공략하고 있고 이탈 우려 지역에 전략적 포석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538명의 선거인 중 당선을 보장하는 270명까지는 19명 남은 상황으로 44명을 더 확보해야 하는 민주당보다 우세한 상황이다. 물론 주별로 다르긴 하지만 다수 주에서는 승자독식 제도를 적용하고 있어서, 선거인단 규모가 큰 주를 공략하면, 현재의 열세를 만회하는 게 전혀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인종 균열에 호소하고 있는 바이든과 비교했을 때 중도 지역에 집중하는 트럼프의 전략이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선거인 확보가 분명해지면서 지지자 효능감과 의욕 고취에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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