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22년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영언론 블랙리스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의 토론자 7명 중 5명이 공언련 소속이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입법 활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토론회나 세미나가 열린다. 2022년 4월 1일부터 2024년 8월 16일까지 국회의원 정책 세미나는 모두 3981건이 열렸다. 이 가운데 세미나 제목에 괴담⋅뉴스⋅방송⋅신문⋅언론⋅저널리즘 등 언론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세미나는 79건이다.
공동취재단은 먼저 이 세미나 79건의 주최⋅주관⋅발제⋅토론⋅참석 인물과 단체를 분석해 국회에서 미디어 정책과 관련해 어떠한 논의가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 두 번 이상 같이 참여한 인물들의 네트워크를 그렸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네트워크가 확연히 구분된다. 두 정당이 미디어 정책을 의논하는 인물 그룹이 양분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 번 이상 같은 세미나에 참여한 인물끼리 연결하면 갈림 현상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관련 세미나의 경우 3회 이상 참여한 인물이 거의 없다. 반면 국민의힘 관련 세미나에는 현 정부에서 주요 언론 관련 자리에 앉은 이인철 KBS 이사, 황근 KBS 이사, 윤길용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김백 YTN 사장 등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 새미래포럼, 공정언론국민연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같은 단체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국회에서 미디어 정책 관련 세미나에 특정 단체들이 빈번히 등장하기 시작한 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다. 자유언론국민연합, 미디어미래비전포럼, 공정언론국민연대, 새미래포럼이 대표적이다. 이 4개 단체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년간 매달 번갈아 가며 국회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관하는 세미나에 공동주최⋅공동주관으로 참여했다.
공동취재단이 조사한 기간(2022.4.17.~2024.8.16.)에 미디어미래비전포럼과 자유언론국민연합이 참여한 세미나가 각 9회로 가장 많았고, 새미래포럼 6회, 공정언론국민연대 5회로 나타났다. 언론 관련 공식 학회인 한국언론정보학회, 국민의힘 공식 기구인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정책위원회 등이 같은 기간 3회인 것과 비교하면 4개 단체(자유언론국민연합, 미디어미래비전포럼, 공정언론국민연대, 새미래포럼)의 국회 세미나 등장 빈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공영방송 민영화·
가짜뉴스 근절 등이 세미나 주제
이들 4개 단체와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주최⋅주관한 세미나의 경우 이른바 '가짜뉴스'를 주제로 한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새미래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은 국민의힘 '가짜뉴스 괴담 방지 특별위원회'(김장겸 위원장),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윤두현 위원장)와 <가짜뉴스 괴담, 무엇을 노리나?>를 제목으로 한 세미나를 공동주최했다.
이것 외에도 각 단체는 <가짜뉴스 방치하는 플랫폼! 공적책임 강화 정책토론회> <가짜뉴스를 통한 선거공작 어떻게 막을 것인가?>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 공청회> 등의 세미나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열었다. 겉으로 보면 가짜뉴스를 근절하자는 일반론적 얘기가 세미나 주제인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판 언론을 옥죄려는 목적이 드러난다.
이들 4개 단체가 주최 또는 주관한 세미나 18건 중 절반인 9건은 '공영방송'을 주제로 다뤘다. 주로 현 MBC 등의 공영방송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공영방송 정상화 ; 좌표와 전략> <공영방송의 총체적 난국과 혁신 방향 토론회> <공영방송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세미나 제목만 봐도 이들의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2022년 12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새미래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가 열렸는데, 당시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좌장으로 참여했으며, 발제는 황근 선문대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 윤길용 전 울산 MBC 사장, 이인철 전 방문진 이사, 차기환 전 방문진 이사가 참여했다.
새미래포럼, 공정언론국민연대는 모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탄생해 그 역사가 1년 8개월~2년 2개월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였던 2021년 11월 29일 창립돼 가장 역사가 긴 '미디어미래비전포럼'조차 2년 8개월이다. 그리고 이런 단체에서 활동한 주요 인물 중 상당수가 윤석열 대통령이 직간접으로 행사한 인사권에 따라 언론계 주요 자리를 받았다. 물론 정계 진출 인물도 있다. 김장겸이 대표적이다.
김장겸과 김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