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지난 2023년 11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뉴시티프로젝트특별위원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권우성
"거기가 좋다는, 내가 딱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비판언론 고발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낙하산 채용'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올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에서 탈락한 뒤 <서울의소리>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공기업행을 수차례 거론했고, 실제로 지난 8월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로 취임했다.
언론장악공동취재팀은 지난 9월 27일 김대남 전 행정관이 이명수 <서울의소리>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시민단체인 새로운민심을 통해 비판 언론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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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행정관 측은 녹취록 전체를 "유도 질문"에 따른 답변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로운민심'과의 밀접한 관계 등 그가 전화통화에서 언급한 내용 일부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중 하나가 '공기업 취업' 의혹이다.
경쟁자 이원모 지지선언 한날, 공기업과 여사님 언급
언론장악공동취재팀이 김대남 전 행정관과 이명수 <서울의소리>기자와의 통화 녹취 40여개를 분석한 결과, 김 전 행정관은 8월 서울보증보험 취업 이전부터 자신의 '공기업행'을 수차례 거론했다. 22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출마를 준비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한 김 전 행정관은 지난 2월 26일 전화통화에서 '여사님'과 '공기업'을 언급한다.
이명수 기자 : "네 선배님 이명수입니다."
김대남 전 행정관 : "(국회의원 출마는) 끝났다. 여사님이 세긴 세다, 세긴 세지. 끽소리도 못하고 그냥."
이명수 : "형님 비례 좀 바라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김대남 : "누가 비례 주나."
이명수 : "그래도 뭐라도 해야지 그럴 거 아닙니까?"
김대남 : "공기업이나 이런 데 보내주겠지 뭐."
김 전 행정관은 이날(2월 26일) 자신의 경쟁자였던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는데, 앞서 2월 20일 전화통화에선 이를 '보험'이라고 언급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이 공기업이든, 대통령실이든 다시 갈 수 있을 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대목에서 김 전 행정관은 '여사'에게 보험을 들어놓는다고 말했다.
김대남 : "얘(이원모)를 갖다가 도움 주고 내가 (김건희) 여사 하나 저쪽에다가 보험 들어서 내가 하나 받아가야 돼."
이명수 : "그렇지 다른 데로 오케이? 그렇지?"
김대남 : "어디 공기업 사장이 됐든 아니면 다시 용산을 넣어달라고 해서 용산에 들어가서 다시 비서관 역할을 하든지 보험을 들어야 될 거 아니야."
김 전 행정관은 총선 전인 4월 3일 전화통화에서도 "여기서 눈치 봐가면서 지금 저거(선거운동) 하고 있어, 어떻게든 어디 공기업이라도 들어가려고 잘 보이고 있지"라고 말했다. 5월 1일 전화통화에서 김 전 행정관은 공기업에 취업하고 다음 정치적 행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대남 : "거기서 휘말려가지고 이런다고 저런다 해서 실속 없이 해봐야 뭔 의미있냐."
이명수 : "그렇죠."
김대남 : "나도 여러가지 피해를 봤지만 참고 기다리면서 어디 공기업이라도 가서 연봉이라도 잘 받으면서 어쨌든 다음 대권에 누가 나을 건지 예의주시해서 거기서 다시 올라탄다든지 그런 방법 찾아야지. 너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니가 그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누구로 하느냐 이거지 지금 계속 까고 있는거 해봐야 다 달라질 게 하나도 없어."
"정부에서 파견 나온 감사라 그냥 만고땡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