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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의 영역으로까지 치부했던 '뇌'의 신비가 눈부신 과학의 발전으로 점차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뇌를 인류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자 희망이라고 한다.

▲ 인간 창조활동의 근원 '뇌'
ⓒ 장래혁
뇌가 가진 잠재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한 가지 사례. 작년 동남아에 쓰나미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을 때, 인도남부의 한 원시부족은 지진해일 전 이미 안전지대로 대피해 참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바람의 냄새를 맡고 노 젓는 소리로 바다의 깊이를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 지진과 해일 전에 미리 이동한다는 동물의 육감에 버금갈 정도다. 과거 같으면 단순히 신비로운 대상으로 넘어갔을 이 사건이 이제는 과학적 영역으로 들어섰다.

뇌에는 어떠한 에너지가 숨겨져 있는 걸까?

최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는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이 게재됐다. 현상은 존재했으나 오랫동안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치부했던 인간의 '육감'이 뇌의 일부에 존재한다는 것. 워싱턴대의 조슈아브라운은 "어떤 갈등상황을 처리하는 전두대피질로 알려진 뇌 부분에 이런 육감이 존재, 닥칠 위험에 대해 경보를 울린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인간이 지닌 위험감지능력인 셈이다.

뇌가 가진 무한한 능력은 인간만이 지닌 독특한 뇌의 구조에 기인한다. 뇌는 기능적으로 신피질, 구피질, 뇌간의 3개 층으로 나뉜다.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가장 안쪽에 위치한 뇌간은 '원시뇌'로 불리며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악어의 경우 몸 일부가 잘려도 살아나는 놀라운 생명력은 이 뇌간이 대단히 활성화된 경우. 하지만, 감정과 사고는 하지 못한다. 감정은 구피질에서 담당한다. '포유류의 뇌'라도 불리며 감정과 관련된 대뇌변연계를 포함한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것이 언어, 학습, 기억 등 모든 사고활동이 일어나는 '인간의 뇌'라 불리는 신피질이다.

다시 말해, 인간만이 이 3개 층을 두드러지게 갖고 있다. 생명활동을 담당하는 뇌간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인간이 가진 생명에너지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으며, 자유롭게 감정을 조절할 수도 있다. 또한, 창조성과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위대함을 갖는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이 3개의 뇌가 통합이 되었을 때 나오는 에너지가 과거 신비로움으로 치부됐던 많은 현상들의 근원이다. 위험에 처한 아기를 구하고자 쇠창살을 휘어버리는 건 뇌간의 생명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발현된 것이다. 눈을 감고 사물을 인지할 수 있다거나 일란성쌍둥이에게서 특히 보이는 텔레파시 같은 현상도 이제는 모두가 과학적 연구대상으로 들어서 있다.

▲ 뇌의 무한한 가능성 HSP
ⓒ KIBS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HSP(고등감각인지)에 대한 연구가 되고 있다. HSP(Heighened Sensory Perception)이란 뇌의 정보처리능력이 고도로 발달하여 인간의 기본 오감을 뛰어넘은 그 이상의 감각이 발현되는 것을 말한다. 빛이 없어도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을 가진 동물이 많듯, 사람에게도 외부정보를 인지하는 다른 방법이 과학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

한국뇌과학연구원(www.kibs.re.kr)에서는 자체 개발한 두뇌개발프로그램을 통해 HSP현상을 보여주었으며, HSP뇌개발분야에 대해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연구해오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인 노벨상후보로 손꼽히는 조장희 박사(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와 공동연구협약을 맺어 최첨단뇌영상장비를 통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뇌가 가진 무한한 창조성을 깨닫고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함일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이 다름 아닌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능력이다. '뇌'가 가진 무한한 창조성은 인류의 미래를 보여준다. 뇌 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할 때, 인간에 대한 인식은 변할 것이고 인류 문명은 또 한 번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계간지 '산업인력' (2005. 봄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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